설 연휴를 앞두고 커피와 햄버거, 컵밥 등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른다. 고물가·고환율로 인해 농식품 등 장바구니 물가가 높아진 가운데 외식업계도 잇따라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버거킹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일부 제품 가격을 100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버거킹 대표 메뉴 와퍼는 7100원에서 7200원으로 오른다. 와퍼 주니어는 4800원, 갈릭불고기와퍼는 7500원, 프렌치프라이는 2200원으로 오른다. 평균 인상률은 1.07%다.
2023년 3월 이후 22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다. 프랜차이즈 햄버거 브랜드들이 대부분 가격을 올린 지난해에도 버거킹은 가격을 동결했는데, 고물가, 고환율 부담을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게 버거킹 설명이다.
버거킹 관계자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지속돼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며 “지금껏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왔으나 원자재 비용 상승을 더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맘스터치도 지난해 10월 버거 가격을 300원 올리고, 치킨과 사이드메뉴를 각각 500원, 100원 올리는 등 대부분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맥도날드는 그해 5월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고, 롯데리아는 8월 버거류 20종의 가격을 평균 2.2% 올렸다.
올해도 연초부터 외식업계 가격 인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부터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가격은 4700원으로 200원 인상됐다. 카페라테와 카페모카, 카푸치노, 캐러멜 마키아토, 자몽허니 블랙티, 유자 민트티 등 음료 22종 가격이 200∼300원씩 올랐다.
스타벅스 측은 “제반 비용 상승에도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를 노력했으나 지속적인 환율 상승 및 원가 인상의 여파로 인해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페라테는 5000원에서 5200원으로, ‘오늘의 커피’ 쇼트 사이즈와 톨 사이즈는 각각 300원 올랐고,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는 100원 인상됐다.
커피전문점 폴바셋도 전날 2년 10개월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제품 28종 가격이 200∼400원(평균 인상률 3.4%) 올랐다. 카페라테는 5900원으로 200원 인상돼 6000원에 육박했고, 아이스크림은 300원 오른 4300원이 됐다. 지난해에는 커피빈과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더벤티가 가격을 올렸다.
설 연휴가 끝난 2월에도 식품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오뚜기는 다음 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20% 올린다. 컵밥 7종 가격은 12.5%, 옛날 사골곰탕 제품(500g) 가격은 20% 올라간다. 이번 인상은 편의점 제품에 한정된다.
컵밥 김치참치덮밥, 오뚜기카레, 차돌강된장보리밥, 참기름김치볶음밥, 참치마요덮밥, 치킨마요덮밥, 톡톡김치알밥 편의점 가격은 4800원에서 5400원으로 600원 인상된다. 오뚜기 옛날 사골곰탕 가격은 2500원에서 3000원으로 비싸진다.
오뚜기 관계자는 “컵밥 덮밥취식 시 국물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밥 용기에 국을 함께 먹을 수 있도록 간편국 블럭이 추가되면서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골곰탕은 원부자재 원가 인상에 따라 2022년 하반기 편의점을 제외한 다른 유통 채널에서 판매 가격을 인상했고, 이번에 편의점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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