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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보다 더 잔혹했다…목적은 오직 '목사의 성적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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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25 09:29:35 수정 : 2025-01-25 09: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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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성사건' 자경단 일당, 총책 목사 등 14명 검거
남녀 불문 234명 피해·박사방 3배 이상…조직도 등 치밀

"저 잡을 수 있어요?"

 

드라마 '수리남'에서 목사 역할을 맡은 주인공 황정민을 모티브로 해 스스로를 '목사'라고 칭한 30대 남성 회사원 A 씨(33). A 씨는 약 5년간 미성년자 159명 등 남녀 234명을 성 착취한 혐의로 지난 24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총책 A 씨는 부친 도움으로 평범한 회사에 취직할 정도의 중상층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박사방' 조주빈(30)보다 더 끔찍한 성범죄를 저질렀을까. 조주빈은 징역 42년 4개월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텔레그램 성 착취 일당 '자경단' 총책 30대 남성 A 씨 검거 장면 (경찰 제공 동영상 갈무리)

A 씨는 2020년 5월 일명 '자경단'을 결성, 올해 1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피라미드형 사이버 성폭력 범죄집단을 운영하며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가학적 성 착취를 한 혐의를 받는다. 적용한 법조만 19개에 달한다.

 

A 씨 외에도 자경단 조직원인 전도사 8명, 예비전도사 5명도 검거됐다. 전체 14명 가운데 10대는 11명이고 20대와 30대는 각 1명이다. 중학생 1명, 고등학생 6명, 대학생 3명, 회사원 1명, 무직 2명이다.

 

목사…예비전도사 계급도…'텔레그램 유인' 관건

 

자경단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됐다. 목사 아래 집사, 전도사, 예비전도사 순으로 계급이 존재했다. A 씨는 외부에서 조직이 크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드라마 수리남에서 주인공 목사가 다양한 조직 계급을 나눈 것을 차용했다.

 

최하위 계급인 예비 전도사는 전도사에 의해 포섭된 자들로 목사의 지시를 받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자를 물색한다. 새로운 피해자를 포섭하면 전도사로 계급이 상승한다.

텔레그램 성 착취 일당 '자경단' 총책 30대 남성 A 씨 검거 장면 (경찰 제공 동영상 갈무리)

전도사가 되면 물색한 피해자를 텔레그램으로 유인한다. 피해자가 '텔레그램 친구 추가하기' 버튼을 누르면 연락처 확인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SNS로 신상정보를 턴다. 전도사는 이후 피해자 정보 박제 채널을 생성해 유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집사는 10명 이상 피해자를 포섭한 전도사에게 부여되는 계급인데 실제 집사까지 올라간 조직원 없다. 조직원들은 철저히 목사와 1대1 방식으로만 소통했다. 조직 내 서로가 누군지 알지 못한 것이다.

 

남성 피해자는 대개 SNS에서 지인의 불법 영상물 제작과 유포에 관심을 보인 것이 화근이 됐다. 조직원들은 텔레그램 지인능욕방에 가입시켜 주겠다면서 이들을 유인한다. 이후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피해자가 유포하려 한 지인 합성물 나체 사진을 함께 전파하겠다고 협박했다.

 

여성의 경우 온라인상에서 성적 호기심을 표현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사진이 유포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유포를 막기 위해선 용서를 구해야 한다며 텔레그램으로 끌어들였다.

 

A 씨는 각 피해자가 속한 텔레그램 방에서 처벌 명목으로 스스로 나체를 촬영해 전송토록 강요하거나 자해 행위 등 가학적 성 착취를 강제했다. 아울러 기상 보고, 1시간마다 보고, 일기 쓰기 등 일상 전반을 보고하게 해 심리적 지배도 서슴지 않았다.

 

조주빈 박사방 피해자 3배 이상…남성 다수 포함

 

이 같은 자경단 범행은 4년 8개월간 계속됐다. 집계된 피해자만 234명이다. 이들 중 10대는 159명으로, 70%가량을 차지했다. 조주빈 사건 경우 1년 동안 10대 16명을 포함해 73명이 피해를 보았다.

 

범죄 대상을 여성으로 한정했던 조주빈과 달리 자경단 피해자 중에는 남성도 다수 포함됐다. 10대 피해자 중 105명이 성 착취 대상이었다. 남성은 59명으로 여성(46명)보다 많았다. 여성 가운데 10명은 강간 피해를 입었다.

텔레그램 성 착취 일당 '자경단' 총책 30대 남성 A 씨 검거 장면 (경찰 제공 동영상 갈무리)

남성의 경우 대개 지인의 합성 영상물을 의뢰했다가 A 씨에게 포섭된 경우다. 즉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구조다.

 

여성 피해자는 남성과 성관계를 가져야 지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협박당했다. A 씨는 본인이 목사인 걸 숨기고 1인 2역으로 전국 각지를 돌며 여성들을 상대로 강간 등 잔혹 범죄를 저질렀다.

 

A 씨는 금전 이득이나 영리 목적 아닌 철저히 자기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자기 성적 취향에 맞는 10대 여성을 강간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불법 성 착취물로 암호화폐(코인) 수익을 창출한 조주빈과 또 다른 점이다.

 

A 씨는 그간의 온라인 범죄자 검거 과정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학습했다. 추적 회피 수단을 연구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그러면서 경찰을 우롱하는 메시지를 남기는 등 절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렇게 호언장담한 A 씨도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2023년 12월 21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래 1년여 만이다. 수사는 박사방 사건 해결팀이 주도했으며 텔레그램의 협조가 있었다. 경찰은 "사이버 성폭력 범죄자는 반드시 검거된다"고 강조했다.

 

송혜미 성사건 전문 변호사는 "사이버 뒤에 숨으면 실존하는 나는 찾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이러한 범죄를 키운 것 같다"며 "사이버 범죄가 진화하는 만큼 수사기법도 발전하고 있고 텔레그램 등으로부터 공조 받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대부분 적발된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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