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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쿠팡노동자’는 못쉰다… “명절에도 출근이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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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28 06:23:56 수정 : 2025-01-28 06: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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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명절에도 출근하는 것으로 돼 있어요. 쿠팡은 24시간 계속 돌아가야 하니까….”

 

쿠팡 노동자 A씨는 25일부터 30일까지 6일 동안 이어지는 이번 설 연휴에 28일과 29일 이틀을 쉴 예정이다. 쿠팡은 따로 설 명절 휴무가 없지만 A씨는 대리점에 마음이 맞는 몇몇 동료들과 일정을 조율해 서로 돌아가며 이틀씩만 쉬기로 했다. A씨가 쉬는 28일과 29일에는 다른 동료들이 일한다. A씨는 27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택배 없는 날’에도 출근을 하는 쿠팡 노동자들에게 명절에 쉰다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일”이라며 “회사에 이야기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고 동료들끼리 재량으로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트럭들이 모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27일 쿠팡의 설 명절 종사자 보호 대책이 다른 택배사들과 비교해 현저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의장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설 명절 특별관리기간(2025년 1월13일~2월7일, 3주간) 운영에 따른 명절 대책’ 자료에 따르면 CJ대한통운·한진·로젠택배·롯데택배는 2025년 설 연휴 3일간 전면 휴무를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쿠팡은 주간 택배기사 주 1회, 야간 택배기사 주 2일이라는 기존의 최소 휴무 일정을 유지하며 별도의 명절 특별 휴무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이 법정 공휴일을 근무일에 모두 포함해 근무표를 제출하는 방식이어서 명절 등 공휴일에 휴무를 하더라도 순환 근무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하충효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 대외협력본부장은 통화에서 “쿠팡이 주장하는 휴무는 법정 공휴일에 따라 휴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순환 근무에 따른 휴무”라면서 “쿠팡 노동자의 경우 법정 공휴일에도 일을 하는 것이 의무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의장실은 명절 기간 택배 노동 강도 역시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팡의 명절 예상 물량은 1억5400만 박스로, 이는 택배사 평균 5775만 박스의 2.7배에 달한다. 쿠팡의 분류인력 1인당 처리 물량은 1만7897박스로, 타사 평균 7927박스의 2.26배 수준이다. 쿠팡 택배기사와 동승 인원의 1인당 처리 물량은 6912박스로, 타사 평균 3900박스보다 1.77배 많아 명절 기간 쿠팡 노동자들의 업무가 한층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쿠팡이 설 명절 투입하는 추가 인력은 고작 275명으로 타 택배사 평균 1129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노동자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의장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쿠팡의 높은 노동 강도 때문에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노동환경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며 “쿠팡은 명절 기간 추가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여 휴식을 보장하고, 과도한 노동 강도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4일 쿠팡 노동자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배송기사들은 현재 법상 택배 영업점과 위·수탁 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로 돼 있다.

 

노동부는 배송기사들이 배송업무에 필요한 화물차량을 소유하고 자신의 책임으로 차량을 관리하면서 배송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파악했다. 아르바이트나 가족과 함께 배송하는 것도 가능했고, 본인 재량으로 입차 시간을 조정할 수 있을뿐더러 배송 완료와 함께 업무가 종료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쿠팡CLS) 또는 영업점으로부터 별도 지시를 받지 않고 취업규칙 및 복무규정 등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 고정된 기본급이 없고 배송 건당 수수료를 지급받는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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