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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창피해 못 탄다고요?”…1억 이상 수입차의 놀라운 근황

입력 : 2025-01-28 13:18:48 수정 : 2025-01-29 04: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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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수입차 판매 8년 만에 감소

“연두색 번호판, 경기 침체 영향”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다가 계획을 보류했다. 지난해 시행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와 경기 침체로 인해 고가 수입차를 구매하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 그는 "연두색 번호판이 부유층 과시 욕구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고,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고가 차량 구매를 망설인 것 같다"고 전했다.

 

연두색 바탕의 번호판을 부착하고 주행하는 법인용 수입차.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1억 원 이상 고가 수입차 판매량이 8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판매된 1억 원 이상의 수입차는 총 6만2520대로, 전년(7만8208대) 대비 20.1% 감소했다. 이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억 원 이상 수입차 판매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사례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1억 원 이상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했다. 2022년 28.9%였던 비중이 지난해 23.7%로 5.2%포인트 하락했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2만4543대를 판매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1만9529대), 포르쉐(8254대)가 뒤를 이었다.

 

차량 한 대당 가격이 최소 3억 원 이상인 럭셔리 브랜드 벤틀리의 판매량은 2022년 810대에서 지난해 400대로 50.6% 급감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고가 수입차 판매 감소는 경기 침체로 인해 법인 및 고소득층의 구매력이 약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도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이 제도는 8000만 원 이상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규정해 고급차 이용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고가 수입차 수요를 일부 분산시켰다는 해석도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두색 번호판 제도의 영향으로 고가 수입차 판매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법인은 차량 취득가를 낮춰 신고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회피하려는 사례도 발생해 국토교통부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돌입하며 임원급 직원을 줄이고 법인차도 축소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고소득층의 소득 감소 역시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감소 추세 속에서도 독일 완성차 브랜드 BMW와 일본 완성차 브랜드 렉서스는 판매량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1억 원 이상 렉서스 차량 등록 대수는 1125대로, 2022년(495대) 대비 127.3% 급증했다.

 

법인 구매는 321대에서 622대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개인 구매에서도 20대 미만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판매량이 늘었다. 렉서스는 국내 판매 중인 해외 브랜드 중 고가 차량 판매가 증가한 유일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BMW 역시 지난해 1억 원 이상 차량 등록 대수가 2만2890대에서 2만4543대로 소폭 증가하며 안정적인 판매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고가 수입차 판매는 경기 침체와 연두색 번호판 제도의 영향을 받아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나, 일부 브랜드는 예외적으로 판매량을 확대하며 주목받았다. 이러한 추세는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와 정책적 변화가 자동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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