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정기 변경을 앞두고 편출 종목이 10개 안팎에 달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 부진으로 지수 편입 요건을 갖추지 못한 종목이 많아서다. 지수에서 편출되면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이 빠져나가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12일 MSCI 정기 변경 결과가 발표된다. 이달 20일부터 31일 중 지정된 하루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편입·편출 종목을 선정한다. 정기 변경은 다음 달 28일 진행돼 3월3일부터 지수에 적용된다.
MSCI 지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주가지수로 주요 글로벌 투자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분기에 한 번씩 정기 리뷰를 진행해 지수 편입 종목을 조정한다. 지수에 편입되면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편출되면 자금이 빠져나가 주가가 내려갈 수 있다. 지수 편출에 따라 유출되는 패시브 자금은 각 종목 시가총액에 따라 600억~1700억원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정기 변경에서 다수 종목이 편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E&A, 엘앤에프, 엔켐, GS, 금호석유, 한미약품, 넷마블,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우, 롯데케미칼, 포스코DX, 에코프로머티 등이 편출 예상 종목으로 꼽힌다.
신한투자증권은 11개 종목을 편출 예상 종목으로 뽑았고, 한화투자증권은 12개 종목의 편출을 예상했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신흥국 지수 대비 한국 지수의 상대 수익률 순위가 낮을수록 편입 대비 편출 종목 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지난 11월 리뷰 심사기준일 대비 한국의 달러 기준 수익률은 -10.8%로 신흥국 24개국 중 19위로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시브 유출 자금의 영향은 거래대금 대비 유출 금액이 큰 LG화학우, 넷마블, GS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며 해당 종목들은 변경 당일 주가 변동성 확대를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안타증권도 9∼12개 종목이 편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GS, CJ제일제당, LG이노텍에 대해서는 편출 가능성을 ‘중간(mid)’으로 내다봤고 에코프로머티와 넷마블의 편출 가능성은 ‘낮게(Low)’ 예상했다.
다수 종목이 편출될 전망이나 편입될 종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미포와 삼양식품 등이 편입 가능 종목으로 거론되는데 지수 편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급등해야 한다. 21일 기준 HD현대미포의 필요 상승률은 17.7%, 삼약식품은 22.1%에 달해 사실상 편입이 어렵다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정적인 편입 후보는 부재해 지난해 11월에 이어 순편출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선진국 대비 한국 주식시장의 성과 부진이 장기간 누적된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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