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고성능 칩을 사용하지 않고도 챗GPT급 성능을 확보한 생성형 AI 모델을 내놓으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준 가운데 국내 정치권에서 “정쟁을 중단하고 미래를 위한 기술 혁신을 준비할 때”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AI 3대강국 도약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철수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만치 앞서 가던 미국의 AI 거대 빅테크를 중국 스타트업이 이토록 일찍 따라잡은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글로벌 AI 3강이라는 목표를 세운 우리로서는 정말 두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미 AI 분야에서 미·중 양강과 나머지 나라의 차이가 큰 상황에서 격차가 더 벌어지면, 3위가 되더라도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AI 혁신을 위해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기술 혁신 및 이를 가능케 할 제도 구축 △AI 전문 인재와 스타트업 집중 육성을 해야 한다면서 “세계가 미래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며 빛의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나라가 둘로 갈라져 정쟁만 벌이며 오히려 경쟁에서 멀어지고 있는 점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판은 사법부에 맡기고, 정부와 여야는 민생 경제와 미래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 미래 산업의 핵심인 AI에서 뒤처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역설했다.
‘반도체 주권국가’ 저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AI의 스푸트니크 같은 순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자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투자가인 마크 앤드리슨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딥시크 R1은 내가 지금껏 본 것 중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며 “AI 분야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라고 한 것을 인용한 기사였다. 소련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려 미국과의 우주 경쟁에서 앞서 나갔던 것만큼이나 딥시크가 준 충격이 크다는 의미였다.
박 전 장관은 딥시크가 챗GPT를 제치고 미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한 것은 “설 연휴에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뉴스”라며 “그 충격에 엔비디아 주가가 17% 폭락. 드디어 지각변동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미·중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고 한국의 설 자리는?”이라고 되물으며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