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시장들이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피폭지 방문을 요청했다.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과 시로 스즈키 나가사키 시장은 이날 도쿄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방문, 캐서린 모나한 주일본 미국 임시대리대사와 20분간 면담했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히로시마시에 따르면 두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피폭지를 방문해 피폭 실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모나한 임시대리대사는 “피폭자나 핵무기 없는 세계를 목표로 하는 두 도시의 생각은 인류의 미래에 중요하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맞는 올해만큼 피폭지를 방문하기에 적합한 시기는 없다고 생각하며, 두 도시의 생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실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미국은 2차대전 당시인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사흘 뒤인 8월9일에는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렸다. 이로 인해 두 도시에서만 최대 22만 명이 직간접 영향으로 숨진 것으로 추산된다. 두 차례에 걸친 원폭 투하는 히로히토 일왕의 항복 선언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미국 대통령 중에서는 2016년 버락 오바마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한 바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2023년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평화기념공원을 방문, 원폭 피해 당사자와도 만난 적이 있다.
앞서 히데히코 유자키 히로시마현 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일 주일 미국대사관을 통해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 당신만이 핵무기 제거를 향해 세계를 이끌고, 핵 참사의 공포로부터 인류를 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원자폭탄의 실상을 직접 목격하는 히로시마 방문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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