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공격수’에서 ‘포용적인 지도자’로 변신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노력이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 대표는 민생과 경제를, 당은 투쟁과 탄핵을 말하는 ‘투 트랙’전략이다. 이 대표를 투쟁과 분리함으로써 탄핵 이후 정국 안정과 대선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까진 투 트랙 전략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를 나눴음에도 이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민주당의 지지율과 정권교체 의견을 뛰어넘는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IPSOS)가 SBS 의뢰로 실시해 지난 2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대선후보 선호도는 이 대표가 35%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9%로 동률을 기록했고, 희망하는 대선 결과를 물어보자 ‘정권 재창출’ 43%, ‘정권교체’ 50%로 나타났다(지난 23~25일 성인 남녀 1004명 대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단순 수치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이 동일시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지점이다. 이 대표가 정부·여당을 향한 공격을 자제하면서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고, 민생·경제 위주의 발언을 해도 당내에서 몰아치는 날 선 비판들을 유권자들이 이 대표와 무관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재선의원은 “현재 민주당은 이 대표의 이미지와 오버랩 되어 있다. 당의 이미지가 이재명의 이미지고 이재명의 이미지가 당의 이미지”라며 “당과 이 대표가 분리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당에서도 민생과 경제를 챙기기 위해 심혈을 더욱 기울이고 있다. 그렇지만 ‘특검’과 ‘탄핵’이슈를 뛰어넘는 파급력을 갖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로 ‘국정협의회’ 등 민생을 논의하기 위한 기구들도 특검과 탄핵 이슈가 전면에 나서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원내에서도 민생 경제와 관련된 전선을 강하게 형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당내에 민생 관련 기구가 많다는 점도 민생·경제의 목소리가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내 기구를)많이 만들어놓아서 뭔가 하나 집중되는 것이 없다”며 “민생과 관련해서 뭘 하겠다는 목표를 정해서 집요하게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불확실성 제거와 정국안정을 위해서는 공세의 고삐를 멈출 수 없다는 주장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도층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명제다. 민주당과 이 대표가 경제를 챙기는 민생정당, 안정적인 수권정당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당 전체의 운영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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