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재판 출석만 일주일에 3번?… 내란 혐의 사건 본격화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26일 윤석열 대통령을 구속기소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이 함께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와 서울중앙지법을 오가며 주 3회 재판을 소화할 가능성이 생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설 연휴 기간을 제외하고 다음 달 13일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지정했다. 연휴 이후 2월4일 5차 변론기일에는 오후 2시30분부터 90분 간격으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증인으로 소환될 계획이다. 이틀 뒤인 6일에는 오전 10시30분부터 김현태 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을 시작으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진다.

한편 윤 대통령은 헌재 탄핵심판뿐만 아니라 서울중앙지법 형사재판에도 출석하게 됐다. 법원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위한 윤 대통령 구속기간 연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검찰은 26일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을 곧바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법은 설 연휴가 끝난 후 윤 대통령 사건을 재판부에 배당할 전망이다. 1심에서 피의자의 최장 구속기한이 6개월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중앙지법도 재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2월 중순 안에 첫 재판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과거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017년 4월17일 구속기소된 후 16일 만에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헌재에서 열리는 탄핵심판도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이 추가로 신청하는 증인 등에 따라 심판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윤 대통령은 한동안 최소 일주일 3번 재판에 출석하는 상황에 놓인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변론에 되도록 직접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지난 23일 탄핵심판 4차 변론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탄 호송차량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 측이 헌재법 51조를 근거로 탄핵심판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헌재법 제51조에 따르면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재판부는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앞서 재판부가 기일을 일괄 지정하자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반발한 바 있다. 다만 헌재법 제51조는 강행규정이 아니어서 재판부 자율 판단에 따른다. 또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형사 재판에서도 윤 대통령 측이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기일을 늦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안경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