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개인사정, 재판 영향 안 미쳐”
과거 수차례 SNS 공개대화 재조명
헌법재판소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이재명 대표와 친분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한 가운데, 과거 이 대표와 문 대행이 나눴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29일 정치권과 TV조선 등에 따르면 2011년 7월18일 당시 진주지원장이던 문 대행은 “법의 테두리에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법적 절차라는 건 단순히 많은 수단들 중 하나일 뿐이다”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 글에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는 “문판님 여기서 만나다니. 잘 계시죠?ㅎㅎ 마나님께 안부를ㅎ”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에 문 대행은 “시장님 고생이 많으시죠. 건강에 유의하십시오”라고 답했다.
2011년 9월에도 이 대표는 문 대행의 안부를 물으며 “지원장님^^ 잘 계시죠? 남의 말을 빌리지 않고 자신의 말을 할 날이 언젠간 있겠지요”라는 글을 남겼고, 문 대행은 “저는 말보다 실천에 관심이 많습니다”라고 답했다. 2013년 6월엔 ‘이명박 대통령 비하’ 논란으로 이정렬 판사가 법원을 떠난 것을 두고, 문 대행이 “미안하고 고맙다 사랑한다”고 하자, 이 대표는 “잘 계시냐”고 묻기도 했다.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노동법학회를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정치적, 개인적 주제로 최소 7차례 공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수원 수료 후 문 대행은 부산·경남에서 지역법관으로 판사의 길을 걸었고 이 대표는 곧바로 변호사로 개업해 활동했다.
문 대행과 이 대표의 이 같은 ‘친분’이 알려지면서, 이 대표는 X(옛 트위터)에서 문 대행을 돌연 ‘언팔’ 했고, 문 대행은 자신의 X 계정을 삭제했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정치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문 대행과 이 대표의 친분에 따른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문 대행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서 손을 떼라고 거듭 주장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 대행이 이 대표와 과거 SNS에서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사실이 드러났다”며 “헌재가 이 대표와 관련된 다수의 탄핵 사건을 심리하는 시점에서 이러한 사실은 국민들로 하여금 헌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정치적 논란에서 철저히 독립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달라”며 “문 대행도 과거 논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고 국민적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호준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을 맡은 문 재판관은 자격에 심각한 의문을 더해가고 있다”며 “문 재판관은 자신이 썼던 SNS 글을 삭제하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진솔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 대행, 이미선·정계선 재판관은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손 떼고 즉각 회피함이 본인들의 최소한의 윤리적 양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정 재판관의 배우자는 국회 측 대리인 변호사와 같은 법인에 근무하고 있고, 이 재판관의 동생은 윤 대통령 퇴진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이라며 “문 대행은 이 대표와의 친분은 물론 6·25 북침설과 같은 궤의 주장을 하는 등 헌법재판관의 자리에 부적절하다는 것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헌법재판관 9인 체제가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최소한 마은혁 후보자 대신 여야 합의 후보를 새로 임명해야 한다”며 “헌재가 '마은혁 셀프 임명'을 결정할 경우 문재인, 김명수, 이재명이 지명한 재판관이 총 6명이 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6명의 재판관은 윤 대통령 탄핵을 3월 전 서둘러 인용하려 할 것이고, 만장일치로 하자며 나머지도 압박할 것이 뻔하다”며 “국민이 공정하다고 믿지 않는 순간 헌재는 바로 존재 가치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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