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올해부터 암호화폐(가상자산) 투자를 시작했다. 2017년 처음 코인 열풍이 불었던 때 하루 만에 80% 이상의 폭락을 경험했고, 2021년 2차 열풍 때도 손실을 본 그였다. 그런데도 그가 다시 암호화폐 투자로 돌아온 건 “이번은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했다. ‘대기업 직원이 코인 투자로 100억원 벌고 퇴직했다’는 투자 성공담도 자신감을 북돋워줬다. 비트코인을 미국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확신을 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신규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는 법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데다 ‘친코인’ 성향인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으로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져 투자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부산진을)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스트리미, 코빗)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 5대 코인거래소 월평균 가입자 수가 4.5 배로 증가했다.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이들 가상자산 거래소 월평균 가입자 수는 10만8695명으로, 모두 108만6950명이 새로 가입했다.
트럼프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신규 가입자 수가 급증해 월평균 49만2464명이 이들 가상자산 거래소에 신규 가입했다. 지난해 전체 신규 가입자 207만1877명 중 47.6%인 98만4927명이 지난해 11월부터 12월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유입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작년 전체 신규 가입자 수 중 40대 이상 가입자가 47.5%(98만3360명)였는데, 특히 11월과 12월에는 40대 이상 중장년층 가입자가 46만3291명이었다.
이헌승 의원은 “미국 정책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 코인거래소 신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유입세가 높아지는 만큼 급격한 가격 변동성으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상자산의 건전한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리플의 극심한 변동성과 거래소별 불균형, 급증하는 투자자 유입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성숙한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할 시급한 이유를 보여준다. 금융당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대목이다.
한편 지난해 초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13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식 투자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지난 23일까지 1년 간 자산별 재테크 수익률 중 1위는 비트코인(미국달러 기준)으로 133.79%에 달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월 2일 4만4184.37달러에서 지난 23일 10만3296.57달러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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