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요구하는 모임 참석을 거절했더니 ‘회사 다니는 내내 넌 괴로울 거다’라고 윽박질렀습니다.”
“혼자서 점심시간을 조금 일찍 출발한 것에 대해 경위서를 요구받았는데 잘못했다는 표현이 없다며 고함을 들었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일부터 11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42.1%가 직장에서 상사가 후배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30일 밝혔다. 직장갑질119는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카카오톡으로 제보 받은 사례들을 공유했다.
상사의 고성을 경험한 이들은 40대(46.9%)와 50대(45.3%)가 20대(33.3%)와 30대(39.9%)에 비해 많았다. 특히 건설업(58.8%)에서 고성을 경험한 비율이 높았고 제조업(47.2%),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41.6%) 순이었다. 고성을 경험한 직급을 보면 상위관리자급(56.5%)이 일반사원급(37.4%) 보다 많았다.
직장인 76.1%는 이 같은 상사의 고성이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아울러 62.8%는 직장에서 상사가 후배에게 고성이나 반말 없이도 잘못을 지적할 수 있다고 답했다.
부하직원의 잘못에 소리를 지르고 고함을 치는 행위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모멸감을 준다는 이유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에도 괴롭힘 사례로 고함 및 근무시간 외 사적인 대화 강요를 명시하고 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설문 결과는 한국 사회의 직장이 여전히 전근대적 상명하복 시스템과 강압적 리더십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사용자들은 일터에서 고성과 반발이 사라지도록 적극적으로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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