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폭탄 던진 날짜에 맞춰
교포 독지가 도움으로 건물 매입
생애 마지막 순간 등 자료 전시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독립운동가인 윤봉길(1908∼1932) 의사가 순국한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 윤 의사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관이 개관할 것으로 보인다. 전 KBS 객원연구원인 김광만 다큐멘터리 PD는 한국 언론과의 통화에서 “윤 의사가 순국한 가나자와 시내에 추모관을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30일 김 PD에 따르면 추모관은 윤 의사가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일본군에 폭탄을 던진 1932년 4월29일에 맞춰 4월29일 개관을 추진 중이다. ‘윤봉길 의사 추모 안내관’으로 명명될 추모관은 가나자와 중심지인 가나자와역에서 500m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 잡는다. 과거 상점으로 쓰였던 전체면적 약 291㎡의 3층 건물이다. 건물은 재일교포 독지가의 도움으로 매입했고, 모금을 받아 건물을 단장할 계획이다.
추모관에는 윤 의사가 가나자와에서 보낸 생애 마지막 순간에 대한 자료가 전시된다. 윤 의사는 일왕 생일인 의거 당일 훙커우공원에서 열린 일본군의 상하이 점령 전승 경축식에서 단상 위로 폭탄을 던져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대장 등의 목숨을 빼앗았다. 의거 다음달에 일본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았고, 11월 일본 오사카로 호송된 뒤 12월18일 가나자와의 제9사단 사령부 구금소로 왔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이시카와현 일본군 공병 작업장에서 총살형으로 24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암장된 시신을 가나자와시 재일동포들이 중심이 돼 1946년 3월 발굴했고, 현재 서울 효창공원에 안장돼 있다. 유해 봉환 이후엔 암장지를 역사적으로 기리기 위한 운동이 일어나 1980년대 보전 정비가 시작됐고, 1992년에는 순국일에 맞춰 암장지적비가 건립됐다.
가해자인 일본군 흔적도 가나자와시 곳곳에 있다. 제9사단 사령부 청사가 현재 일본 국립공예관으로 쓰이고 있다. 옛 무기창고는 이시카와현 현립 박물관이 됐다. 추모관은 윤 의사와 관련이 있는 가나자와시 곳곳을 소개하고 현지를 둘러볼 수 있게 소개자료도 비치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윤 의사의 숭고한 뜻이 한·일 양국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전해지고 그의 정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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