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주실이 위암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81세.
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전 의정부에 있는 가족의 집에서 눈을 감았다. 사인은 위암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3년 유방암 4기 직전으로 시한부 1년 판정을 받았지만, 약 10년간 투병 끝에 병마를 이겨내 역경의 주인공으로 불리기도 했다. 유방암은 완치했지만 지난해 11월 검진을 통해 위암 판정을 받았다.
그는 2023년 7월 한 방송에서 “3기 말에 발견해 곧 4기가 됐다. 아이들이 있어서 잘 극복했다”며 “위기에 닥치면 누구나 강해진다. 다 놓아버리면 무기력해진다”고 말한 바 있다.
2018년 11월 한 방송에서도 1986년 남편과 헤어지고 두 딸을 홀로 키웠던 사연을 전하며 “살 수 있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해 캐나다에 사는 동생에게 억지로 딸들을 떼어놓았다. 투병으로 고통 받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통스러운 투병 후 “반드시 살아서 다시 만나달라”는 딸과의 약속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1964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이씨는 ‘산극’, ‘정읍사’, ‘유리 동물원’, ‘세일즈맨의 죽음’ 등 약 200편의 연극에 나왔다. 드라마, 영화 출연도 활발했다. 드라마 ‘전원일기’, ‘경이로운 소문 시리즈’, ‘현재는 아름다워’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 9월 종영한 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에서도 열연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선 ‘황준호’(위하준 분) 역의 어머니로 등장했다.
‘님은 먼곳에’, ‘불꽃처럼 나비처럼’,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 모교’, ‘명량’, ‘뉴노멀’ 등 영화에도 출연해 대중에게 다가갔다. 2017년엔 이와이 슌지의 브랜드 단편 영화 ‘장옥의 편지’ 주연을 맡기도 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에서는 주인공 ‘석우’(공유 분) 역의 어머니를 맡았다. 2023년엔 들꽃 영화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조문은 오는 3일부터 가능하며 발인은 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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