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전반에 줄도산 위기감 고조
중견·중소 건설업체 폐업 신고 속출
건설 현장 일거리 부족으로 이어져
건설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4분기 건설 실적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유동성 위기에 취약한 지방 중견·중소 건설업체들의 폐업이 늘고 있다. 올해도 건설 현장에는 ‘한파’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기성액(불변)은 30조4492억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보다 10.1%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5.3%) 이후 같은 4분기 기준 16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이다. 전체 분기를 통틀어서도 2011년 1분기(-11.1%) 이후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건설기성은 지난해 1분기 4.1% 증가한 이후 2분기(-3.0%)와 3분기(-9.6%)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감소 중이다. 전분기 대비로도 3분기째 감소하는 흐름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12월 건설기성이 살짝 회복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부진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건설 경기 불황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줄도산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총 64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60건(10.3%) 증가한 것이다. 조사가 시작된 2005년(629건) 이후 최대치다.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신고 건수는 건설경기가 좋았던 2021년 당시 305건에 불과했으나 ▲2022년 362건 ▲2023년 581건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58곳의 종합건설업체가 폐업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공사업체까지 합치면 그 수는 총 330여건으로 늘어난다.
주택건설업도 침체되고 있다.
지난해 주택건설업 신규 등록 업체는 421곳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신규등록 업체 수는 2009년(363곳) 이후 최저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연구위원은 “지난해 주택 신규사업 물량이 2023년보다는 늘어나면서 신규등록 업체가 급감하는 흐름은 멈춰 선 것으로 보인다”며 “고금리 부담이 완화되고 있긴 하지만 올해 공사 물량도 워낙 위축돼 있기 때문에 저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가격이 평당 9000만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은 “국토부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 가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초구와 강남구 아파트의 1평(약 3.3㎡)당 가격은 각각 9285만원, 9145만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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