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동사태 후 野 지지 7%P ↑·與 4%P ↓
“중도층은 탄핵국면 지속 원치 않아
與 지도부, 尹 접견 등에 불안한 시선”
여권내에서 ‘당 우경화’ 비판 목소리
보수진영도 ‘탄핵 이후’ 준비 움직임
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접전 현상이 일어나는 가운데, 중도층 민심에서는 민주당 우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서부지법 난동사태’ 후에 이런 양상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열리면서 대선 승부의 ‘키’를 쥔 중도층 민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일보가 4일 1월 한 달간 진행된 한국갤럽과 전국지표조사(NBS)의 주간 정례조사(1월 2주, 3주, 4주차)를 살펴본 결과 ‘서부지법 난동사태’(19일)가 있던 1월 3주차를 전후해 변화가 보였다.
한국갤럽의 1월 3주차 조사(1월 14∼16일, 1001명, 무선전화면접)의 경우 정치성향이 중도층인 이들의 37%가 민주당을, 28%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난동사태 후인 1월 4주차 조사(1월 21∼23일, 1000명, 무선전화면접)에선 민주당 지지 44%, 국민의힘 지지 24%로 변했다. 민주당 지지는 7%포인트 상승하고, 국민의힘 지지는 4%포인트 하락했다.
NBS 정례조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포착된다. 1월 3주차 조사(1월 13∼15일, 1005명, 무선전화면접)에서 중도층 중 34%가 민주당을, 24%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는데 1월 4주차 조사(1월 20∼22일, 1000명, 무선전화면접)에서 중도층 응답자들은 민주당 41%, 국민의힘 24%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보수진영 내 일부 인사들은 물론 ‘서부지법 난동사태’를 일으킨 이들에 대한 중도층의 반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중도층은 서부지법 난동사태뿐 아니라 윤 대통령을 무조건 옹호하거나 여당 지도부가 구치소로 찾아가는 장면 등을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것”이라며 “중도층은 탄핵국면이 지속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누가 될지를 만들어 주는 것은 중도”라면서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그런 비상계엄을 한 대통령을 탄핵하면 안 된다고 했던 사람에게 중도층이 표를 줄 수 있겠는가”라고 최근 당내 우경화 흐름을 비판했다.
보수진영 내에서도 ‘탄핵 이후’를 바라보는 흐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세계일보가 창간 36주년을 맞아 한국갤럽에 의뢰,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중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항목에서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이 많은 TK 지역 응답자들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20%), 오세훈 서울시장(19%), 홍준표 대구시장(18%), 유승민 전 의원(13%),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12%) 등으로 지지세가 고루 분산됐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심이 윤 대통령 구속 후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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