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투자자들 신중한 접근 필요해…“추가 매수에는 신중”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42) 씨는 최근 금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금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많던 김 씨는 한 달 전, 금값이 온스당 2100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국내 금 ETF에 3000만원을 투자했다.
김 씨처럼 금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지난 한 달간 국내 금 관련 상품으로 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김 씨는 “금값이 더 오를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클 것 같아 추가 투자는 신중하게 고민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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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연일 치솟으면서 지난 한 달간 500억원이 넘는 시중자금이 국내 금 관련 상품으로 몰렸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이미 상당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금값이 역사적 최고점을 경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추가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은 장기적으로 안전한 자산이지만, 단기 급등 후에는 조정이 올 가능성이 있어 신규 투자자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 3곳(KB국민·신한·우리)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83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7822억원에서 531억원이 증가한 수치로, 새해가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5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5668억원)과 비교하면 약 50%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골드뱅킹 계좌 수도 25만2332개에서 27만5424개로 2만 개 이상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5개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총수신(대기성 자금과 정기예금 포함) 잔액이 1조280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골드뱅킹은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맞춰 계좌에 예치한 돈을 금으로 적립하는 상품으로, 금값 상승기에 잔액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 골드뱅킹으로 자금이 몰린 것은 국제 금 시세 상승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시세는 1월 말 기준 1트로이온스(약 31.1g)당 2835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한 달 새 7.35%, 1년 새 약 37%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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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금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역사적으로 금값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때 강세를 보였으며, 현재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거 최고가였던 2940달러(1980년 2차 오일쇼크)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며, 일부 전문가는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금 수요는 꾸준히 유지될 것이며,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추가 매입 여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상당한 상승이 이루어진 만큼, 고점 매수에 따른 위험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값이 고평가되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신중한 접근을 조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값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주식 등 다른 자산으로 투자금이 이동하면 조정이 올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돌반지 한 돈에 무려 60만원을 호가하고 있는 가운데 금은 배당이나 이자 수익을 제공하지 않는 자산이라 투자 타이밍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을 일부 보유하는 것은 유용하지만,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매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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