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당 안팎의 보수 원로들을 만나며 잠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그의 측근들인 친한(친한동훈)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며 측면 지원에 들어갔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열린 가운데 한 전 대표의 몸풀기 소식이 들려오며, 정치권에선 한 전 대표의 복귀 시점을 2월 말에서 3월 초로 내다보고 그의 등판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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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尹 변론기일 마무리쯤 등판 전망
7일 친한계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복귀 시점을 두고 신중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복귀 시점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종료되는 2월 말 무렵이다.
대표적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방어권 행사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 한 대표가 굳이 나올 필요가 있겠는가 생각이 든다”라며 “2월 하순 정도 (윤 대통령의) 공식 변론기일이 끝나는 시점 정도를 기점으로 삼아 한 대표가 복귀하는 시점을 찾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변론기일이 종료되고 3월 중으로 전망되는 탄핵심판의 결과가 나오기 전이 최적의 복귀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도 대개 동의하는 분위기다. 박성민 ‘정치컨설팀 민’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한 전 대표가 설 전에는 탄핵 국면에서 움직이기 어려웠고, 탄핵이 인용되고 나서 움직이면 경선에 참여할 시간이 너무 촉박하기 때문에 2월 말이나 3월 초에는 움직이는 것이 적당한 시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되고, 헌법에 따라 다음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러진다. 조기대선 국면에선 최소 20일 이내 보수 진영 후보를 정하는 당내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할 때,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를 정하는 ‘경선 룰 세팅’에 목소리를 내기 위한 지지층 사전 규합은 필수다. 탄핵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한 전 대표가 필히 등판해야 하는 이유인 셈이다.
현재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당심(선거인단 조사) 50%, 민심(국민여론조사) 50%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조기대선 국면이 열린다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이미 지지층 규합을 마친 야권과 달리, 보수 진영에선 다수의 후보가 난립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차 경선 컷오프 규칙,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등 경선룰을 둘러싸고 각 후보에게 유리한 규칙을 적용하려는 수싸움도 펼쳐질 전망이다. 민심에서 강세를 보이는 한 전 대표에겐 당심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선 룰을 손질하려는 움직임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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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한동훈 등판’ 예열 돌입
한 전 대표의 복귀 시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그의 측근들은 ‘보수 쇄신’을 주장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1973년생 이하 소장파 인사들로 구성된 ‘언더73(Under 73)’은 7일 서울 동작구 김영삼도서관을 찾아 “극단을 배격하자”는 메시지를 냈다. 언더73은 한 전 대표가 1973년생이라는 점에 착안해 이름 붙인 모임으로, 이날 현장엔 김예지·김상욱·김소희·진종오 의원과 신지호 전 총장을 비롯해 김준호·류제화·박상수 당협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날 김영삼도서관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을 만나기 전 입장문을 통해 “잠깐의 이득이 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민주주의의 적을 우리가 품어선 안 된다”며 “잠시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지 않고 잠시 죽는 것 같지만 영원히 살길을 선택하겠다는 김영삼의 길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폭력은 그 속성이 악마의 수레바퀴와 같다”며 “극단을 배격하고, 뺄셈정치가 아닌 덧셈정치를 하자”고 촉구했다.
김상욱 의원은 김 이사장과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보수의 가치를 기준으로 해서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쇄신과 변화가) 반드시 이뤄져야만 다가오는 조기 대선에서도 우리 당이 경쟁력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언더73은 향후에도 보수 원로들과의 만남을 차례로 추진하며, 당에 변화와 쇄신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한 전 대표를 측면 지원하며 외연 확장과 중도층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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