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심해 괴물' 포착… 해수면 근처에서 발견된 '악마의 물고기'

스페인 해안에서 심해어 '악마의 물고기'가 포착됐다. 인스타그램 'condrik_tenerife' 캡처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섬 해안에서 심해어 ‘악마의 물고기’가 포착됐다. 

이는 멜라노케투스과에 속하는 ‘흑동아귀(Melanocetus johnsonii)’로, 미디어 매체에는 무시무시한 생김새를 가진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으로 다수 노출됐지만 실물을 볼 수 있는 일은 드물다.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르카 등 외신은 비정부기구(NGO) ‘콘드릭 테네리페(Condrik Tenerife)’ 연구팀이  지난달 26일 상어 조사를 하던 중 해수면 근처에서 이 물고기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해양 연구자들은 살아 있는 흑동아귀 성체가 대낮에 돌아다니는 모습이 관찰된 건 최초 기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은 악마의 물고기’로도 불리는 흑동아귀는 머리에 있는 초롱불처럼 스스로 발광하는 안테나 모양의 촉수를 이용해 어둠 속에 서식한다. 흑동아귀는 수심 200~2000m에서 사는 심해어이기 때문에 해수면 근처에서 발견되는 일은 거의 없다. 

흑동아귀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보다 큰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길고 뾰족한 이빨과 함께 등지느러미 아래에 수많은 피부 가시를 가진 점이다.

물고기를 발견한 연구팀 관계자는 “살아 있는 모습을 볼 기회가 거의 없는 전설적인 물고기”라며 “현재 남아 있는 기록은 유충이나 죽은 모습, 또는 잠수함으로 촬영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계속 이 심해어를 관찰했지만 상처를 입은 상태여서 몇 시간 만에 폐사했다고 전했다. 

흑동아귀가 일반적인 서식지에서 멀리 이동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해양 전문가들은 물고기가 상처를 입은 채 강한 해류에 휩쓸렸거나 질병, 포식자를 피해 해수면 가까운 곳까지 이동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심해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종말의 날 물고기(Doomsday fish)’로 불리는 대형 산갈치가 떠밀려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