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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전이 삶 바꿔… 상이군인 위상 높일 것”

입력 : 2025-02-12 20:00:00 수정 : 2025-02-12 19: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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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 출전 이한

北 도발로 얼굴·다리 등 파편상
부상 딛고 상이군인 심리상담 헌신
당시 상황 다룬 연극 출연하기도

스노보드·좌식배구 등 5종목 참가
“화합의 장… 韓서도 열리길 기대”

“메달을 따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스포츠를 통한 재활에 중점을 두면서 다른 나라 선수와 화합하는 분위기라 좋습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당시 파편상을 당했던 이한(34·사진) 선수는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한 ‘2025 캐나다 인빅터스 게임’(제7회 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소감을 묻는 국가보훈부 공동취재단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이 선수는 11일 오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리는 스노보드 종목 출전에 앞서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스노보드 외에도 실내조정, 수영, 좌식배구, 스켈레톤에 출전하는 이 선수는 “상이군인의 보상과 처우를 개선하고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인빅터스 게임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아쉽게도 없다. 참가 자체에 의미를 두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연평도 포격전 당시 입대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은 19세 청년(당시 이등병)이었던 그는 북한의 122㎜ 방사포 공격으로 얼굴과 왼쪽 다리 등 4곳에 파편상을 입었다. 6개월 동안 치료를 받고 해병대 연평 부대로 복귀해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이 선수는 “연평도 포격전은 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며 “유명을 달리한 분들도 있어 슬프고 화도 나지만, 그분들 덕분에 제가 지금 살아 있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연평도 포격전을 다룬 연극 ‘연평’에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군인의 존재 이유와 집과 가족의 의미, 꿈과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연극은 지난해 6∼7월 상연됐다. 연평도 포격전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았던 그가 연극에 출연한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다. 이 선수는 “연평도 포격전 사상자뿐만 아니라 국가를 위해 군 복무를 하다가 돌아가시거나 다친 분들에 대한 예우가 드높아져야 한다는 생각에 연극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현재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에서 상이군인을 대상으로 법률 및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 이 선수는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그렇다 보니 많은 분이 (북한의 도발로) 돌아가시거나 다치기도 한다”며 “그런 분들에 대한 처우가 더 개선됐으면 좋겠고, 국민들께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9 인빅터스 게임’ 유치를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희완 보훈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표단은 9일 대회 유치 의향서를 인빅터스 재단 측에 제출했다. 이 선수는 “인빅터스 게임은 다친 군인들이 스포츠 화합을 통해 재활하고 건강을 되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면 정말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휘슬러=보훈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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