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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쏘고 군사 정찰… 美·中 ‘우주 군비 경쟁’ 격화

입력 : 2025-02-12 20:00:00 수정 : 2025-02-12 18: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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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패권 다툼’ 영역 확장 가속

트럼프, 우주 개발자 공군 장관 지명
미사일공격 조기탐지 등 군사화 속도

중국은 ‘창정 8A’호 발사 정찰력 강화
2030년까지 1만여개 위성 배치 목표

신기술 규제 없는 국제규범 정비 지적
“우주 활동 안전성 위해 새 협력 필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우주를 무대로 확장되고 있다. 양국 모두 우주 군비 경쟁을 가속화하며 우주를 새로운 전략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군과 우주군을 이끌 새로운 인물을 지명하면서 미·중 간 우주 패권 경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12일 전했다.

거대한 연기 내뿜으며… 11일(현지시간) 중국 남부 하이난성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창정 8A호 운반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창정 8A호는 더 많은 적재물을 실을 수 있게 창정 8호를 개량한 것으로, 저궤도에서는 약 7t의 탑재량을, 700㎞ 태양 동기 궤도에서는 최소 6.4t의 탑재량을 갖췄다. 원창=신화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취임 후 공군 장관에 트로이 마인크를, 부장관에 매슈 로메이어를 각각 지명한 바 있다. 마인크 내정자는 국가정찰국(NRO)에서 우주 기반 감시·정찰 시스템을 개발해온 인물이며, 로메이어는 우주군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의 우주 전력 강화를 강조해 온 인사들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에서 우주군을 창설하며 ‘미국의 우주 지배력’을 강조한 만큼 이번 인선은 이런 기조를 유지하고 중국과의 경쟁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주를 독립적인 군사 작전 공간으로 본격적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우주 기반 군사 시스템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NRO는 2021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와 18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스타실드’ 프로그램을 통해 수백개의 첩보 위성을 구축하고, 적의 미사일 공격을 조기에 탐지하는 역할을 한다. SCMP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미·중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도 이에 맞서 우주 군사 역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궤도 발사 횟수는 66회로, 전 세계 우주 발사의 26%를 차지하며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다.

 

중국은 특히 저궤도(LEO) 위성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스타링크 프로젝트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중국은 자체 위성망을 통해 2030년까지 1만개 이상의 위성을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글로벌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군사적 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전날 하이난성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새로운 발사체 ‘창정 8A’호를 처음 발사해 LEO 위성들을 궤도로 보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창정 8A호는 더 많은 적재물을 실을 수 있게 창정 8호를 개량한 것이라고 중국 우주당국은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EPA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우주 경쟁은 단순한 기술 개발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군사 작전 능력을 겨루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프랭크 켄들 전 미국 공군 장관은 퇴임 보고서에서 “중국이 2025년까지 우주 핵폭발 실험을 하거나 궤도형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SCMP는 미·중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우주 관련 국제 규범도 변화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의 국제 우주 조약은 1967년 체결된 ‘우주 조약’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는 현대 우주 기술의 발전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빈 호주 뉴캐슬대학 교수는 “우주 조약은 군사적 목적으로 위성을 요격하는 행위나 인공지능(AI) 기반 우주 작전과 같은 신기술을 제대로 규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주 활동의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새로운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사 목적 이외의 미·중 우주경쟁도 뜨겁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중국은 창어 계획을 각각 가동하며 다시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 달 탐사 부문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달 탐사선 창어 6호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으며, 내년에는 창어 7호를 달 남극으로 발사해 물과 얼음의 흔적을 찾는다.

미국 역시 민간 기업들 위주로 잇따라 달 탐사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민간 기업 최초로 달에 우주선을 착륙시킨 인튜이티브 머신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만든 블루 오리진 등이 달 착륙선을 만들어 달 탐사에 나선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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