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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타고 제비뽑고…아파트 가구 납품 담합 무더기 적발

입력 : 2025-02-13 20:00:00 수정 : 2025-02-13 14: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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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천24억원어치 입찰에 20개 업체 190번 담합
과징금 총 183억·4개 업체 검찰 고발

저가 수주 경쟁을 막기 위해 아파트에 설치되는 시스템 가구 가격을 담합한 20개 가구사에 183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현장조사에서 확보한 담합 증거. 공정위 제공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20개 가구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83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는 넥시스디자인그룹·넵스·동성사·미젠드·라프시스템·스페이스맥스·아이렉스케이엔피·에스엔디엔지·영일산업·우아미·우아미가구·쟈마트·제이씨·창의인터내셔날·케이디·콤비·한샘·한샘넥서스·가림·공간크라징 등이다. 시스템 가구는 알루미늄 기둥에 나무 소재 선반을 올려 제작하는 가구로 드레스룸 등에 들어간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가담 정도와 조사 협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샘·동성사·스페이스맥스·쟈마트 등 4개 업체 법인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이들 회사 영업담당자들은 2012년 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16개 건설사가 발주한 총 190건의 시스템 가구 입찰에 참여하며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입찰가격을 합의해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낙찰받을 순번을 사다리 타기·제비뽑기 등의 방법으로 정한 뒤, 낙찰 예정사가 들러리 참여사에 물량 일부를 나눠주거나 현금을 지급하는 등 이익을 공유하기로 약속하고 문서까지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합의에 가담한 사업자가 낙찰받은 건수는 190건 중 167건으로, 관련매출액은 총 3324억원이었다.

 

담합 결과 평형에 따라 55만∼350만원 시공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 대상이 된 아파트에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시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도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아파트 실내 공사 관련 입찰 담합을 공정위가 적발해 제재한 세 번째 사례다.

 

문재호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시스템 가구를 납품하는 20개 가구사가 지난 2012년 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시스템 가구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입찰가격 등을 합의하고 실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83억 원을 부과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공정위는 지난해 4월 31개 업체의 내장형 특판가구 입찰 담합을 적발해 93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10월에는 9개 업체의 시스템 욕실 입찰 담합을 조사해 과징금 67억원을 물린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스템 가구 입찰 시장에서 10년이 넘게 관행처럼 이루어지던 담합을 적발해 국민의 보금자리인 아파트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위법행위를 시정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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