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그 자연이 …’ 경쟁 부문 진출
그간 12편 출품해 5차례 수상
봉준호 ‘미키17’ 갈라부문 초청
민규동 作 ‘파과’도 스페셜 초청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13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다.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SF ‘미키17’(포스터)과 홍상수 감독의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민규동 감독의 ‘파과’ 등이 영화제에 초청됐다.
‘미키17’은 주로 대중적인 장르영화를 선보이는 비경쟁부문인 스페셜갈라에 초청돼 15일 상영된다. 영화제 측은 “‘기생충’ 작가이자 감독인 봉준호가 다시 눈부신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고 소개했다.

봉 감독은 앞서 12일 영국 런던 영국영화협회(BFI) 사우스뱅크에서 열린 ‘봉준호 대담’에 참석해 ‘미키17’에 대해 언급했다. 마크 러펄로가 연기한 빌런 정치인 캐릭터 ‘케네스 마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그는 “지금 우리가 그의 이름을 말하지 않지만 머릿속엔 공유된 것 같다”며 “2022년에 런던 근처에서 촬영했지만 2024년에 일어난 어떤 사건과 비슷한 장면(이 있다)”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완성된 영화를 본 러펄로도 신기해하며 ‘우리가 뭔가 예언적인 일을 한 거냐’고 했다”고 말했다. 과거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했던 것에 대한 반감은 아닌지 질문이 나오자 봉 감독은 “내가 그렇게 쩨쩨한 사람은 아니다”고 했다. 객석에서는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등을 타자 “한국과 무역도 문제인데 왜 아카데미상을 한국 영화에 주느냐”며 여러 차례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홍상수 감독은 33번째 장편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로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20일 첫선을 보인다. 30대 시인이 여자친구 부모님의 저택에 처음 방문하며 겪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하성국, 권해효, 조윤희 등이 출연했으며, 홍 감독의 연인인 배우 김민희는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
홍 감독은 1997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처음 베를린 레드카펫을 밟은 이래 12편의 작품을 이 영화제에서 상영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김민희 여우주연상), ‘도망친 여자’(감독상), ‘인트로덕션’(각본상), ‘소설가의 영화’, ‘여행자의 필요’(심사위원대상)로 수차례 트로피를 품에 안은 그가 이번에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를린 스페셜 부문에 초청된 민규동 감독의 ‘파과’는 16일 관객을 만난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배우 이혜영이 젊은 남자 킬러(김성철 분)에 쫓기는 60대 킬러 ‘조각’ 역을 연기했다. 이혜영이 베를린영화제 무대를 밟는 건 하명중 감독의 ‘땡볕’(1985)으로 초청된 이후 4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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