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이 아닌 당 시스템이 문제”
李 정책 ‘우클릭’ 행보 겨눠선
“당 정체성·노선 바꿀 수 있는
정책은 민주적 토론·숙의 필요”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과 배제의 논리는 반드시 극복돼야 한다”며 친명(친이재명) 일변도로 흐르는 당 기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당의 정체성이나 노선을 바꿀 수 있는, 또는 노선과 관련된 정책은 민주적인 토론과 숙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논란이 됐던 이 대표의 정책 ‘우클릭’ 행보를 에둘러 지적했다.

잠재 대선 주자인 김 전 지사는 국회에서 이 대표와 만나 “이 대표도 다양성은 정당의 본질이자 생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다양성을 구현할 수 있는 정당 시스템, 정당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팬덤 정치의 폐해도 극복해야 한다. 팬덤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당의 시스템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지사는 “온라인 외에는 당원들이 토론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이러한 우리 당의 닫힌 시스템과 구조가 원인이다. 온라인 중심의 소통 구조는 반드시 극단화로 가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이 진정한 민주당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토론과 숙의가 가능한 다양한 공간을 대폭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 취임 후 당사에 ‘당원존’을 설치해 당원들에게 개방하고 온라인 참여를 강화한 것이 오히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 그룹의 목소리를 과도하게 키워 이견이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지적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의 정책 우클릭 기조도 도마에 올렸다. 김 전 지사는 “우리가 민주당의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곧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정부의 미래상이기도 하다”며 당의 노선과 직결되는 정책 결정과 관련한 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가 반도체특별법상 주 52시간 근무 규제 조항을 두고 전향적 입장을 내비쳐 당내 이견이 분출했던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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