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류 속도 감소, 신진대사 둔화…손톱 성장에 영향”
“인체의 노화 진행 정도 보여주는 신뢰할만한 지표”
서울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김모(55)씨는 최근 손톱이 예전보다 천천히 자라는 것을 느꼈다. 젊었을 때는 손톱을 일주일에 한 번씩 깎아야 했지만, 요즘은 2주가 지나도 별로 자라지 않는 듯했다.
우연히 김씨는 병원을 찾아 건강 검진을 받았고, 의사는 손톱뿐만 아니라 피부 탄력, 근력 감소 등 다른 노화 징후도 확인했다. 다행히 특별한 질병은 없었지만, 노화 진행이 다소 빠르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손톱 성장 속도와 전반적인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후 식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손톱 성장 속도의 변화를 관찰했다. 김씨는 “손톱이 예전보다 빠르게 자라는 것을 발견했고, 체력도 회복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번 일을 통해 작은 신체 변화도 건강을 체크하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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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성장 속도가 생물학적 노화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노화·유전학 전문가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하버드 의대 교수는 2022년 팟캐스트 라이프스팬에 출연해 “손톱 성장 속도가 인체의 노화 진행 정도를 보여주는 신뢰할 만한 지표”라고 밝혔다.
생물학적 노화는 신체의 세포와 조직 기능 저하 정도를 나타내며, 이는 실제 연령과 다를 수 있다.
1979년 발표된 연구를 보면 사람의 손톱 성장 속도는 일생 동안 약 5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의 손톱에 테이프를 부착한 후 일정 기간 동안 성장 속도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30세 이후부터 매년 약 0.5%씩 손톱 성장 속도가 감소했으며, 2011년 후속 연구에서는 이러한 저하가 25세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손톱이 빠르게 자라고 또래보다 손톱을 더 자주 깎아야 한다면, 평균보다 늦게 늙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싱클레어 교수는 “손톱 성장을 측정하면 생물학적 나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손톱 성장 속도의 감소가 혈류 속도 저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혈류 속도가 감소하면 신진대사가 둔화되고, 이는 손톱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양 결핍이 있는 경우 손톱 성장 속도가 더 느려지며, 호르몬 수치도 영향을 미친다. 사춘기 청소년이나 임신부의 경우 손톱이 빠르게 자라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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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미용 전문가인 미셸 헨리 맨해튼 박사는 허프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수록 우리 몸의 천연 단백질 생산이 감소한다”며 “이로 인해 손톱이 건조하고 부서지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라틴 단백질은 모낭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머리카락 질감도 변화한다”고 덧붙였다.
손톱은 빈혈이나 흑색종과 같은 다양한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 손톱 밑의 검은 반점은 흑색종이나 사마귀와 같은 암의 징후일 수 있으며, 흰 반점이나 줄무늬는 영양소 부족이나 곰팡이 감염을 의미할 가능성이 있다.
손톱이 넓어지고 손가락 끝을 따라 둥글게 휘어지는 ‘클럽 현상(clubbing)’은 저산소증의 신호일 수 있다. 저산소증은 신체 조직의 산소 수치가 낮아지는 현상으로, 주로 만성적인 심장이나 폐 질환과 관련이 있다.
전문가들은 “손톱의 모양과 색깔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손톱 성장 속도가 급격히 감소하거나 비정상적인 변화를 보일 경우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건강 이상 신호일 가능성이 높아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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