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에서 일하던 김모(29)씨는 지난해 하반기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었다. 김씨는 건설 현장에서 보조 작업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지만, 지난해 3분기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근무하던 현장이 잇따라 중단됐다.
그는 “원래 하루 10시간씩 일하면 한 달에 300만원 정도는 벌 수 있었는데, 갑자기 공사가 멈추면서 일거리가 끊겼다”며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고 했지만, 주변 동료들도 다 같은 상황이라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현재 일용직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의 고용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 걱정이 크다. 그는 “정부에서 청년층을 위한 건설업 일자리 지원책을 마련해 준다면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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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20대 이하와 40대의 임금근로 일자리가 통계 집계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김씨와 같은 청년층 근로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19일 통계청의 ‘3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2078만8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24만6000개 증가했다. 이는 2018년 3분기(21만3000개)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임금근로 일자리는 취업자 수와는 다른 개념으로,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를 의미한다. 한 사람이 평일에는 회사에 다니고 주말에는 편의점에서 일할 경우 취업자는 1명이지만 일자리는 2개로 집계된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이하의 일자리는 14만6000개 줄어 201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40대 역시 6만7000개 감소하며 역대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60대 이상(27만4000개) △50대(11만9000개) △30대(6만6000개)에서는 일자리가 증가했다. 60대 이상은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 11만4000개가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산업별로는 20대 이하의 일자리가 도소매(-2만2000개), 정보통신(-1만9000개), 공공행정(-1만7000개) 등에서 감소한 반면, 건설업 일자리도 4만7000개 줄어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업(-8000개)도 6개 분기째 하락세를 보였다.
보건·사회복지(13만8000개), 사업·임대(3만개) 등의 산업에서는 일자리가 증가했다.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 중 가장 큰 비중(20.7%)을 차지하는 제조업에서도 2만1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성별로는 남성의 일자리가 3만2000개, 여성의 일자리가 21만4000개 증가했다. 남녀 모두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 각각 2만7000개, 11만2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나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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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임금근로 일자리 중 지난해 3분기와 동일한 근로자가 점유한 ‘지속 일자리’는 1495만9000개로 전체의 72.0%를 차지했다.
퇴직·이직 등으로 근로자가 교체된 ‘대체 일자리’는 335만4000개(16.1%), 신규 창출된 일자리는 247만5000개(11.9%)였다. 기업체 폐업이나 사업 축소로 인해 사라진 ‘소멸 일자리’는 222만9000개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전체 인구 감소와 제조업·건설업 등 주요 산업의 고용 둔화가 겹치면서 20대 이하와 40대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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