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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들려서 좋았는데”…노이즈 캔슬링, 뇌 손상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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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20 07:59:41 수정 : 2025-02-20 0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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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 예방’ 노이즈 캔슬링, 청각장애 유발할 수도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 경고가 나왔다. 이 기능은 난청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각에선 성인이 되기 전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무선 이어폰. 게티이미지뱅크

 

17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최근 ‘청각 정보 처리 장애(APD)’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의 사연을 보도하며 ‘노이즈 캔슬링’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영국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자란 소피(25)는 몇 년 전 대학 진학으로 런던에 온 뒤 청력에 이상이 있음을 감지했다고 한다.

 

그녀는 “주변에서 나는 소음을 들을 수는 있었지만 어디에서 나는지 알 수 없었다”며 “사람의 목소리라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그 목소리를 빠르게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들으려고 노력해도 모든 말이 횡설수설하게 들렸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사람 말을 잘 안 듣는다’ ‘멍해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소리 대부분이 소음으로 느껴졌다. 어딜 가든 지나치게 크게 느껴지는 소음 탓에 술집이나 식당에서도 일찍 나와야 했다.

 

청력 검사 결과 정상으로 나왔지만 이후 정밀 검사에서는 청각 정보 처리 장애(APD) 진단을 받았다. 이는 뇌가 소리와 말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신경학적 질환으로 중추 청각 정보 처리 장애(CAPD)라고도 불린다. 귀에서 소리를 정상적으로 감지하더라도 뇌가 소리 정보를 올바르게 해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인 청력 손실과 달리 뇌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겪는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청각학자들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사용량이 급증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이어폰을 장기간 사용하면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청각 정보 처리 장애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피 역시 하루에 5시간 이상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된 무선 이어폰을 사용했다고 한다. 노이즈 캔슬링은 애플 에어팟, 삼성 갤럭시 버즈 등 주로 무선 이어폰에 탑재된 기능이다. 음악을 듣는 동안 주변 소리를 차단해 고주파나 큰 소리가 귀를 손상시키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실제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조영상 교수가 2023년 대한이과학회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하면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건청인)은 12dB 이상, 난청인은 8dB 이상 볼륨을 줄일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적용하면 사용자가 듣는 음량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소음성 난청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자동차 경적 소리처럼 일상의 소리를 차단해 뇌가 소음을 걸러내는 것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클레어 벤튼 영국 청각학회 부회장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듣고 싶은 것만 듣게 해 뇌가 소음을 걸러내려는 노력이 필요 없는 거짓된 환경을 만든다”며 “뇌가 가진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듣기 능력은 10대 후반이 돼야 비로소 발달이 완료되는데 10대 후반까지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해 거짓된 환경에 있다면, 말과 소음을 처리하는 능력의 발달이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헬스케어 NHS 트러스트의 청각학 임상 책임자인 르네 알메이다 역시 “청각과 청취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청취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노이즈 캔슬링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이어폰 사용 시간 줄이기 △외부 소음을 들을 수 있는 ‘주변음 허용’ 모드 활용 △귀를 완전히 막지 않는 이어폰 사용 등을 권장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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