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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젤렌스키, 국제사회에 “푸틴과 평화 중 택일하라”

입력 : 2025-02-20 09:14:25 수정 : 2025-02-20 10: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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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독재자’ 비난에 충격 받은 듯
세계 反푸틴 진영 상대로 여론전 나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 세계를 향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평화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희생을 전제로 한 평화를 추구하는 태도를 보이자 이를 막고자 국제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젤렌스키가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이날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미래는 푸틴이 아니라 평화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모든 사람들 그리고 권력자들은 푸틴과 함께할 것인지, 아니면 평화와 함께할 것인지 택일해야 한다”며 “우리는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의 말은 트럼프가 그를 가리켜 ‘선거도 안 치른 독재자(Dictator)’, ‘그저 그런 코미디언’ 등 모욕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맹비난한 직후에 나왔다. 트럼프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는)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젤렌스키가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종전 협상에서 나온 결론에 우크라이나가 무조건 따를 것을 압박한 셈이다.

 

‘푸틴과 평화 중 택일하라’는 취지의 젤렌스키 발언은 지금 트럼프가 주도하는 방식의 종전 협상으로는 푸틴만 이롭게 만들 뿐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유엔 헌장 등 국제법을 어기고 이웃나라를 침략한 나라가 징벌 대신 보상을 받는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경우 세계 여기저기에서 군대를 동원한 무력 충돌이 빈발하며 국제사회의 평화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7월 두 사람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2022년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라를 상대로 전면전에 나서고 3년이 흐른 지금 우크라이나 국토의 20% 이상이 러시아에 점령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휴전이 이뤄지면 우크라이나에 몹시 불리한 내용으로 평화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푸틴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땅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영구히 포기할 것 등을 평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트럼프는 지난 주에 푸틴과 전화 통화를 갖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 방침을 확인했다. 17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등 미국 대표단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 등 러시아 대표단이 만나 회담을 갖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정작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철저히 배제됐다. 나토와 유럽연합(EU) 또한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 사이에선 ‘트럼프가 우크라이나를 희생시켜 푸틴과 러시아의 배만 채워주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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