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소식을 알리는 여러 꽃나무 중에는 온 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진달래, 거리를 노랗게 뒤덮는 개나리와 함께 탐스럽고 하얀 솜사탕 같은 꽃을 피우는 목련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목련과 식물은 목련, 함박꽃나무, 초령목 3종이 있다. 원래 목련은 제주도의 숲속에서만 자라는데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고 ‘목련’으로 부르는 종은 ‘백목련’으로 중국이 원산지이다. 함박꽃나무는 전국의 산속에서 볼 수 있어 산목련이라고도 한다.
이들 목련과 식물은 보통 낙엽성 큰키나무로 3월 말에서 4월 초에 잎이 나오기 전에 먼저 꽃이 피는 특성이 있다. 그중 초령목은 늘 푸른 큰키나무로서 겨울이 물러가는 2월에서 3월 사이에 꽃망울을 터트리면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린다.
‘초령목’이란 이름은 일본 이름인 오가타마노키(招靈木)의 한자음을 그대로 우리나라 식물명으로 사용한 것으로 일본에서는 ‘신령을 부르는 나무’라는 의미로 불린다. 신사 경내에 이 나무를 많이 심고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가지를 올린다고 하여 일명 ‘귀신나무’라고도 알려져 있다.
초령목은 오랜 기간 일본에서 수입된 식수 목으로 알려져 왔으나 1990년 제주도와 전라남도 흑산도에서 자생지를 발견해 그중 흑산도에서 발견한 300년 이상 된 고목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바도 있다. 안타깝게도 2001년 그 나무가 고사하여 현재는 그 주변에서 자라난 어린 초령목 43주를 전라남도가 지방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초령목은 낙엽성인 목련이나 함박꽃나무와는 달리 늘푸른나무로 이른 봄이면 지름 3cm 정도의 작은 꽃이 잎겨드랑이에 피며, 꽃 냄새가 매우 진하고, 잎에서도 향기가 난다. 초령목은 개체 수가 극히 적고 관상 가치가 높은 꽃으로, 환경부는 201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남기흠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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