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면전에서 회원국 그린란드(덴마크령)와 캐나다를 편입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뤼터 사무총장과 배석해 취재진이 그린란드 병합에 대한 비전을 묻자 “그것(합병)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매우 중요한 역할(very instrumental)을 할 수도 있는 사람과 앉아있다”며 뤼터 사무총장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마르크, 우리는 국제안보를 위해 그것(그린란드)이 필요하다. 해안을 따라 항해 중인 선수들(러시아·중국 지칭)이 아주 많다.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덴마크가 그린란드와 너무 멀고 안보 문제를 감당할 수 없다면서 “나토가 어떤 면에서는 관여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나토 수장에게 나토 회원국 영토 병합 도구로 나토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이미 그린란드에 군 기지를 몇 개 가지고 있고, 군인도 꽤 있다. 더 많은 군인이 그곳에 가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48척의 쇄빙선을 주문하는 과정”이라고도 했다.
캐나다에 대해서도 ‘위대한 미국의 주(州)’가 될 수 있다면서 편입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발언에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에 대한 논의는 외부에 맡겨 두겠다. 나토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 “북극과 관련해서는 당신(트럼프)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 중국이 항로를 이용하고 있고 러시아도 무장 중”이라고 역성을 들었다.
그린란드와 덴마크는 일제히 반발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계속해서 우리를 그렇게 무례하게 대해선 안 된다. 적당히 하라(Enough is enough)”며 조속히 여야 모든 정당 대표를 소집해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총선에서 승리해 차기 총리로 유력한 옌스-프레데리크 니엘센 민주당 대표도 트럼프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하면서 정치권 단합을 촉구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14일 기자들을 만나 “나토 조약과 유엔 헌장, 국제법을 보면 그린란드는 병합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덴마크 의회 국방위원장인 라스무스 야를로우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나토 사무총장이 그린란드에 대해 트럼프와 그런 식의 농담을 주고받는 게 달갑지 않다”며 “그것은 곧 나토 두 국가(덴마크와 미국)간 전쟁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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