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온천 마을에서 “밤에는 못 씻는다”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물 부족에 시달리는 온천 지역들이 당일치기 입욕을 막고, 심야 운영까지 줄이며 고강도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6일 NHK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사가현의 대표 온천인 우레시노 온천의 수심은 2020년 평균 50m에서 지난해 39.6m로 줄어들며 4년 새 20% 줄었다.
홋카이도 니세코 온천 역시 2021년 이후 수심이 15m정도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일부 온천지역에서는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심야운영을 전격 중단하고, 성수기에는 숙박객이 아닌 외국인의 입욕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일본에서 온천수 부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때문이다. 더욱이 ‘1인 온천탕’의 급증은 물 부족을 가속화한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엔저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본 온천여행이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고, 이로인해 온천수 사용량이 급증한 것이다. 일본 관광청은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3680만명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 내 약 2만7000여개에 달하는 온천 지역에 관광객들이 집중됐다.
한편 일본 정부는 장기적으로 오버투어리즘 억제를 위해 입국세를 현재 1000엔에서 5000엔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각 지자체는 외국인 대상 숙박세(3000~5000엔)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숙박세를 이미 도입한 지자체는 14곳, 검토 중인 곳은 무려 43곳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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