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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 이미지 지우고, 재건에 韓 기여 희망하는 시리아 [한·시리아 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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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11 10:56:37 수정 : 2025-04-11 10: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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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 성향의 장기 독재 정권이 물러난 시리아 신정부가 10일(현지시간) 한국과 수교를 맺었다. 이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긴밀한 관계를 맺은 북한, 러시아와는 최대한 거리를 두면서 ‘새로운 시리아’, ‘정상국가’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리아 측의 의지가 컸다고 분석된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전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찾아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과 ‘대한민국과 시리아 간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서명’에 서명했다. 이번 시리아 방문에서 조 장관은 수교 서명과 알-샤이바니 외교장관과의 회담, 아메다 알샤라 임시 대통령 예방까지 숨가쁜 일정을 하루 동안 소화했다.

 

조태열 외교장관이 지난 10일 시리아 다마스커스에서 아스아드 알-샤이바니(Asaad al-Shaibani) 시리아 외교장관과 '대한민국과 시리아 간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 후 양자회담을 갖고 있다. 외교부 제공

외교부는 “그동안 북한과의 밀착으로 관계가 두절됐던 시리아와의 양자관계에 새로운 협력의 장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외교관계 수립은 양국의 강한 의지 속에 일사천리로 준비 작업이 진행됐다. 지난 2월 시리아 측에 수교 의사를 타진한 지 두 달여 만에 결실을 봤다. 

 

정부는 13년에 걸친 내전을 종식하고, 친북 알아사드 정권이 축출되자 두 달전 대표단을 시리아로 보냈다. 2003년 이래 22년 만에 한국 정부 대표단이 시리아에 방문한 것이다. 당시 알-샤이바니 시리아 과도정부 외교장관은 “새로운 시리아는 한국과 새롭게 양국 관계를 수립하고자 희망한다”며 적극적인 호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는 북한과 1966년 수교한 뒤 반 세기 넘게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이 색채를 지우기 위해 과도정부는 북·러 등과의 관계를 최소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실용주의 기조를 취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려면 한국과 수교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이 웬만한 나라와 수교하는데 (시리아와) 안 한 게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계기가 마련됐으니 특별히 문제 될 소지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방문하고 종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한국은 시리아와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북한을 제외한 191개 유엔 회원국과 모두 수교를 맺게 됐다. 지난해 쿠바 수교에 이어 외교 지평을 확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황청, 니우에, 쿡 제도 등 유엔 비회원국 3개국을 포함하면 전체 수교국은 194개국에 이른다.

 

조 장관은 알-샤이바니 장관과 양자회담도 갖고 수교 이후 양국 관계 발전 방향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조 장관은 시리아의 안정과 번영이 중동 평화와 글로벌 평화에 중요하다며 한-시리아 수교를 바탕으로 한 양측 협력이 시리아 발전과 중동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시리아의 국가 재건 과정에서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수할 의사를 밝히고, 제반 여건이 개선될 경우 한국 기업의 재건 활동 참여 가능성도 타진했다. 

 

알-샤이바니 장관은 대(對) 시리아 제재 완화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기대한다며 향후 시리아 재건 분야의 한국측 기여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자고 했다.

 

이어 알샤라 임시 대통령을 예방한 조 장관은 알아사드 정권이 축출된 이후 포용적인 정부 구성을 통해 신정부가 성공적으로 출범한 것을 축하했다. 또 시리아가 포용적 정치 프로세스 지속, 극단주의에 대한 단호한 대응, 화학무기 제거 등 국제사회 요구에 부응한다면 시리아 재건과 지속적 경제 발전을 위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한-시리아 수교를 환영하고, 새로운 시리아의 출발에 한국 지지가 중요하다며 이번 수교를 통해 양국이 국제평화에 기여하는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전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반군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이끌고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몰아낸 뒤 권력을 잡았다. 시리아는 반군의 승리로 2011년부터 시작된 내전의 막을 내렸지만 경제가 무너져 재건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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