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통장도 인기… “안전자산 수요 확대”
국내 시중은행의 금 통장(골드뱅킹) 잔액이 또다시 1조원을 돌파하며 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관세 정책으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안전자산을 찾는 금융소비자들이 금 관련 상품에 높은 관심을 보인 영향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판매하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1조64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 1조8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이후 이달 들어서만 약 보름 만에 384억원이 불어난 것이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말(6101억원)과 비교하면 75%(4548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골드뱅킹은 은행 계좌를 통해 입금하면 이를 주로 국제 시세에 맞춰 금으로 환산해 적립하는 상품으로, 금값이 오르면 수익률도 올라간다.
최근 국제 금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온스당 3346.40달러로 역대 최대치로 올랐다.
한국거래소 금 현물시장의 국내기준가도 지난해 말 1g당 12만원대 중후반을 오르내리다 지난 16일 처음으로 15만원대를 돌파했다. 지난 18일 기준 금 국내기준가는 15만1387원까지 올랐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대체 투자처로 은도 주목받고 있다. 신한은행의 실버뱅킹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576억원으로 지난해 말(445억원) 대비 29.4%(131억원) 급증했다.
이처럼 안전자산 매수세가 거센 것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광폭 관세에 세계 경제가 휘청이고 있기 때문이다. 나스닥 종합지수가 올해 들어 15.66% 하락하는 등 미국 증시가 급락했고, 유럽·아시아 증시도 널뛰기를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 투자 자금은 안전자산인 금으로 더욱 쏠리고, 금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안전 피난처’ 수요를 확대시키고 있다”며 올해 금 가격 목표를 온스당 3300달러에서 36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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