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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다니며 미국 골프 제패한 제이 시겔, 81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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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1 09:25:48 수정 : 2025-04-21 09: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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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팔 크게 다쳐 프로 입문 단념
아마추어 대회 휩쓸고 50세에 프로 전향
“바비 존스 이래 최고의 아마추어 선수”

아마추어 선수로서 미국의 각종 골프 대회를 휩쓸다가 50세에야 프로로 전향한 제이 시겔이 8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대학 시절 팔을 다쳐 프로 선수가 되길 포기했던 시겔은 대신 보험사에 들어가 성공적인 사업 경력을 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아마추어 골프 선수의 전설로 통하는 제이 시겔(1943∼2025). 사진은 시겔이 58세이던 2002년 5월 어느 자선 골프 대회에 참가해 티샷을 날리는 모습.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골프협회(USGA)는 이날 시겔이 지난 19일 지병인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세 딸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도중인 1943년 11월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태어난 시겔은 어릴 때부터 골프를 치며 자랐다. 그는 고교 졸업 후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사립 명문 웨이크포레스트 대학교에 진학했으며 대학 골프팀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1967년 사회학 학사 학위를 받고 대학을 졸업했다.

 

시겔은 대학생 시절 장차 프로 골프 선수가 될 작정이었다. 하지만 대형 유리창에 왼팔이 끼어 무려 70바늘이나 꿰매는 큰 상처를 입은 이후로 프로 골퍼의 꿈을 접었다. 대신 보험사에 입사해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30년 넘게 보험 영업을 했다. 그는 사업 수완이 상당히 뛰어나 나중에는 대형 보험사의 수석 부사장까지 지냈다. 훗날 언론 인터뷰에서 시겔은 “나는 모든 일에는 항상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팔 부상은 나에게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젊었을 때 프로 골프 선수가 되는 대신 보험업에 뛰어든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는 의미다.

 

생계를 위해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시겔은 골프채를 놓지 않았다. 1970∼1980년대 미국의 주요 아마추어 골프 대회에 출전해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US 아마추어 챔피언을 2차례, US 미드 아마추어 우승을 3차례 차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변호사로 일하며 미국의 주요 골프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바비 존스(1902~1971) 이래 아마추어 선수로는 최고의 활약상에 해당한다.

 

시겔은 프로 골프 선수들의 무대인 마스터스, US 오픈, 브리티시 오픈 등에도 아마추어 선수로 참가했다. 비록 최상위권에 들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프로 선수들과 경합하며 그들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다만 ‘영원한 아마추어’로 남은 존스와 달리 시겔은 50세이던 1994년 프로 골프 선수가 되었다. 이후 시니어 PGA 투어에 합류해 2003년까지 총 8번 우승하는 등 녹슬지 않은 관록을 자랑했다. AP 통신은 “만년의 프로 전향에도 불구하고 시겔은 여전히 아마추어 골프의 전설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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