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부활절인 20일(현지시간) 바티칸의 교황 거주지 카사 산타 마르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밴스 부통령에게 난민, 이민자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은 이날 밴스 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짧은 부활절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다. 바티칸이 공개한 사진에서 교황은 휠체어에 앉아 밴스 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 미국 주교들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밴스 부통령은 6년 전 카톨릭 세례를 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는 부활절 기간 가족과 함께 로마를 방문했으며 19일에는 바티칸의 외교부 장관인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폴 갤러거 대주교를 만났다. 밴스 부통령은 최근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에서 회복 중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초 만날 계획이 없었지만 갑작스럽게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 부통령은 교황에게 “건강이 좋지 않으셨던 걸로 안다. 지금은 나아지신 것 같아 기쁘다”며 “당신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보좌진은 밴스 부통령에게 부활절 달걀 초콜릿 세개, 바티칸 글자가 새겨진 넥타이, 묵주를 선물로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해왔으며 “많은 남성과 여성, 그리고 전체 가족의 존엄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해온 바 있다. 바티칸은 이날 만남에서 교황이 밴스 부통령과 “이민자, 난민, 수감자 등 어려운 인도적 상황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교황이 카톨릭 신자인 밴스 부통령에게 부활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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