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산 국립공원 근처 오름에서 불법 무속 행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적이 드물고 산세가 험한 곳에서 몰래 이뤄져 단속이 어려운 데다 불법 소각 행위까지 더해져 봄철 산불 위험도 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YTN에 따르면 무속 행위는 탐방로가 없는 한라산 인근 오름 등에서 이뤄진다.
무성히 자란 수풀 사이를 헤치고 들어가자 나무에 달려 있는 오색 끈이 눈에 뛰는가 하면 깊은 산 속에 형형색색의 끈이 여기저기 묶여있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누군가 이곳에서 무속 행위를 한 건데, 이 일대는 오래된 나무와 바위, 계곡이 어우러진 기도터로 알려지며 무속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변에는 의식에 사용했던 부적이나 옷가지 등을 태운 흔적들이 남아있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니 바위 곳곳에서 타다만 양초들이 쉽게 발견된다.
바위틈마다 무속 행위를 하며 사용했던 양초들이 버려져 있고 근처에 있는 계곡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문제는 무속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훼손뿐 아니라 초를 사용하거나 불법 소각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요즘처럼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한 봄철에는 주위 나뭇잎이 메마르면서 산불 위험이 높은데, 특히 이 일대는 한라산 국립공원 경계에 위치해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높다.
실제로 현장 근처에서는 검게 타버린 나무가 발견됐다.
하지만 인적이 드물고 지형이 험해 접근이 어려운 산속에서 몰래 이뤄지다 보니 사실상 단속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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