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성장률 사상 첫 '제로(0) 성장' 우려
4월 중순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5%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10개 수출품 중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9개 품목에서 수출이 모두 줄었고 지역별로는 대미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제로(0)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까지 수출액은 339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18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달 20일까지 조업일수는 15.5일로 작년과 같았다.

이달 20일까지 수출을 주요 10개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10.7%)는 증가했지만 승용차(-6.5%), 석유제품(-22.0%) 등 나머지 9개 품목은 모두 감소했다.
주요 국가별로는 미국으로 수출이 14.3% 줄어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분별한 관세 부과 영향으로 수출이 위축됐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이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적용하기로 한 상호관세율은 25%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면서 현재 일부 품목에 기본 관세 10%만 적용된 상태다. 하지만 사실상 0%에 가까운 기존의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가 무력화되면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3.4%), 베트남(-0.2%) 등으로 수출도 줄었다. 유럽연합(EU·13.8%), 대만(22.0%) 등으로 수출은 늘었다.

그래서일까. 한국의 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4개 분기 연속으로 0.1% 이하의 ‘제로(0)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년간 우리나라의 성장이 사실상 멈췄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지난 17일 ‘올해 1분기(1~3월) 및 향후 성장 흐름 평가’ 보고서에서 “1분기 우리나라 성장률이 지난 2월에 내놓은 전망치인 0.2%보다 더 낮으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이후 분기별 성장률은 -0.2%→0.1%→0.1%→0.1 이하(2025년 1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 큰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도 없던 일이다. 1997년 IMF 외환 위기가 터지자, 그해 4분기부터 성장률이 3개 분기 동안 -0.6%→-6.7%→-0.8%를 기록했지만, 네 번째 분기(1997년 3분기)에는 2%라는 큰 폭의 회복세로 돌아섰다. 2008년 금융 위기 때나 2020년 코로나 위기 때도 2개 분기 연속으로 0.1%를 밑도는 성장률을 기록해도, 세 번째 분기에는 곧바로 1~2% 성장하는 회복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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