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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 가족 채팅방에도 후티공습 기밀 공유

입력 : 2025-04-21 19:36:45 수정 : 2025-04-21 19: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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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라인 ‘보안 불감증’ 논란 재점화

아내·동생 등에게 군사 작전계획 유출
‘시그널 게이트’ 채팅방과 같은 내용
개인 전화기 사용에 고의 유출 의혹
국방부 감찰관, 관리지침 위반 조사

백악관 평면도 온라인 공유도 ‘시끌’
트럼프, 잇단 기밀 누출 정치적 부담 작용

중요 군사 작전 계획을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시그널’에서 논의하다 외부로 누출된 ‘시그널 게이트’의 정치적 여진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안보라인의 핵심 인사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을 둘러싼 또 다른 기밀 누출 논란이 터졌다. 헤그세스 장관이 가족이 포함된 시그널 채팅방에 군사 작전 계획을 공유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헤그세스 장관이 시그널의 또 다른 채팅방에서 예멘 후티 반군 공격 세부 계획을 공유했다. 채팅방에는 헤그세스 장관의 아내인 제니퍼와 동생 필, 개인 변호사 팀 팔라토어 등 가족, 친지, 측근 등이 포함돼 있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AFP연합뉴스

지난달 24일 미국의 잡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마이클 왈츠 안보보좌관의 실수로 시그널 채팅방에 초대받아 지난달 15일 수행된 예멘 반군 후티에 대한 공격 작전의 일시, 대상, 무기 정보 등을 사전에 공유받았다고 밝혀 파문이 일어난 바 있다. 이어 한 달도 되지 않아 또 다른 채팅방에서 유사한 군사 정보가 오간 정황이 파악된 것이다.

NYT는 또 다른 채팅방에서 공유된 정보는 F/A-18 호넷 전폭기의 공습 일정 등 골드버그 편집장이 누출을 폭로했던 내용과 사실상 동일하다고 전했다.

시그널은 민간에서 제작한 채팅앱으로 사용자로부터 수집하는 정보가 훨씬 적어 텔레그램보다도 보안성이 한층 더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결국 휴대폰을 통해 구동되는 탓에 보안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골드버그 편집장의 폭로 당시 트럼프 행정부 안보라인의 ‘보안 불감증’에 대한 비판이 확산됐다. 여기에 이번 사건은 채팅방에 부인 등 가족과 친지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더 거센 파문이 일어날 전망이다. 심지어 이 채팅방을 헤그세스 장관이 개인 전화기로 개설해 이용해왔고, 정부 업무용 공용 전화기를 통해서는 이 채팅방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의적 기밀유출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전직 폭스뉴스 프로듀서인 제니퍼가 국방부 직원이 아님에도 민감한 회의에 수차례 동반해 이미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시그널 게이트’로 더 궁지에 몰리게 됐다. 미 국방부 감찰관이 이미 헤그세스 장관 등의 시그널 메신저 사용 등이 관리지침 등을 위반한 것인지 조사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안 불감증’은 외교안보라인 외에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연방총무청(GSA) 직원들이 백악관 평면도 등 민감한 정보를 모든 직원이 열람할 수 있도록 온라인에 공유해왔다고 보도했다. 최근 청내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 드라이브’ 사용과 관련한 보안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부적절하게 다뤄진 기록이 확인됐다. 공유된 정보들이 기밀에 해당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적어도 공유된 15개 파일 가운데 9개는 ‘제한된 비기밀 정보’(CUI)라는 표시가 붙어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연이어 드러나는 보안 불감증은 고스란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선 골드버그 편집장의 폭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밀 누출이 없었다”고 사건을 축소하고, 문제를 일으켰던 왈츠 보좌관에 대해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두둔했다. 그러나 연이어 동일한 사건이 발생한 터라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라인 인사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필웅·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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