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선언한 ‘30시간 부활절 휴전’이 별다른 소득 없이 21일(현지시간) 종료됐다. 양측은 상대방이 휴전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며 갈등만 키웠을 뿐 휴전 연장이나 종전협상 등 평화를 위한 모색은 없었다.

로이터와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설정한 부활절 휴전 시한은 모스크바 현지시간 기준으로 이날 자정(한국시간 오전 6시)을 기해 종료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다른 명령은 없었다”며 휴전 연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부활절 기간 30시간 동안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종전 중재에 손 떼겠다’는 미국의 경고 하루 만에 나온 일방적인 짧은 휴전 선언이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부활절 이후로 휴전을 연장하자고 역제안했고, 미국 국무부 역시 휴전 연장에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무위에 그쳤다. 그나마 휴전 기간으로 설정한 30시간 서로 공격을 이어갔다고 비난 공세를 펼쳤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지를 444차례 공격하고 크림반도, 쿠르스크 등 접경 지역에서 드론 공격을 900회 이상 벌이는 등 1000번 넘게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 오전부터 러시아의 포격이 오히려 늘어났고 자국 진지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은 67차례 이뤄졌다며 오후 8시 기준으로 2000회 넘는 러시아의 휴전 위반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21일 오전 기준 러시아의 휴전 약속 위반이 3000회에 육박했다고 집계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번 주 (휴전)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며 “양국은 그러고 나서 번영 중인 미국과 큰 사업을 시작할 것이고, 큰 부를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30시간 휴전’이 끝나기 40여분 전에 나왔지만, ‘이번 주’라는 구체적 합의 시점을 거론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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