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대선 당시엔 “마지막 임기” 공언
사위에게 권력 이양 ‘후계 작업’ 분석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자신의 최대 정적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을 체포해 테러 및 부패 혐의로 기소하고, 이를 항의하며 반(反)정부 시위에 나선 시민들에 대한 강경 진압에 나선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3년 대통령 선거 당시 ‘이번이 마지막 임기’라고 밝힌 것과 대비되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유력한 대선 후보로 떠오르는 야권 지도자를 사전에 제거하고, 자신을 반대하는 시위를 체제 위협으로 간주하는 것은 그가 집권한 지난 20여년간을 되돌아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는 시각이 있다. 23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2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총리를 3번이나 지냈다. 이후 헌법을 고쳐 총리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도 세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25년간 튀르키예 권력의 정점에 있는 그는 ‘21세기 술탄(이슬람 제국의 최고 통치자)’이라 불린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마지막 임기’라는 약속을 깨고 개헌을 통해 다시 대선에 출마해 종신 집권을 노린다는 시각이 있다. 2017년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 직선제로 전환하는 개헌 경험이 있다. 여당 정의개발당(AKP)에서는 개헌을 명분으로 한 조기 대선 논의가 이미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에서는 ‘후계자 작업’이란 분석이 나온다. 후계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로 튀르키예 최대 드론 방산 기업 바이카르(TB2)의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셀추크 바이락타르다. 바이락타르는 “필요하다면 정치에 진출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샬펀드도 보고서를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현 임기를 마지막으로 선언한 가운데, 바이락타르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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