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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날에 비 오면 특정 정당과 후보에 유리?…과거 ‘속설’ 들여다보니

입력 : 2025-06-02 17:27:41 수정 : 2025-06-02 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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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선일 일부 지역에서 비 예보
선거일과 날씨 상관 관계 논문 등 있어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용산구 청파로 청파도서관·청파동자치회관 별관 대강당에 마련된 청파동 제1투표소에서 관계자가 기표용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3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날씨가 선거 향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대선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 강원 남부와 충남권 남부, 충북, 전라권은 새벽까지, 경상권과 제주는 아침까지 비가 오는 곳이 있겠고, 오전부터 오후 사이에는 경기 북·동부와 강원 중·북부에서도 비가 내리겠다.

 

이날부터 3일까지의 예상 강수량은 경기 북·동부와 강원 남부, 전북은 5㎜ 미만이며, 강원 중·북부와 울산·경남 내륙은 5~10㎜, 광주·전남과 울릉도·독도 그리고 제주도는 5~20㎜다.

 

아침 최저기온은 15~17도, 낮 최고기온은 21~27도로 예보됐다. 당분간 날씨는 평년(최저 13~17도, 최고 23~28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6월3일 오전 날씨 예보.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선거 당일 날씨에 따라 어느 정당이 득표율에서 이득을 보고 손해를 볼지에 대한 속설은 예전부터 분분했다. 날씨가 좋으면 투표율이 오르고 날이 궂으면 외출을 꺼리는 탓에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있지만, 선거 당일 쾌청한 날씨를 보이면 오히려 여가를 선호하는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아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이는 일방적인 주장일뿐 사실로 확인된 바는 없다.

 

미국에서는 1948년부터 2000년까지 총 14회에 걸친 대선을 분석한 논문 등이 있는데, 대선일에 평년보다 비가 1인치(2.54㎝) 더 내리면 투표율은 약 0.9% 감소했고 평년에 견줘 적설량이 1인치 증가하면 투표율을 0.5% 정도 깎아 먹었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악천후가 공화당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날씨가 나쁘면 정치 저관여층이 투표를 포기하는데 이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2016년 3월 당시 미국 예일대학교 동아시아연구단의 강우창 박사가 한국정당학회보에 발표한 ‘선거 당일 날씨와 정당 투표’ 논문이 날씨와 투표 상관 관계를 분석한 국내의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2004년과 2008년,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회귀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진보정당 득표율은 강수량이 10㎜ 증가할 때마다 1.9%p(포인트) 증가했지만 보수성향 정당 득표율과 기타 정당 득표율은 각각 0.6%p와 0.4%p 감소했다.

 

공휴일인 선거일에 여가 즐기려는 유권자는 당일 날씨가 맑을 때보다 흐릴 때 놀러 가지 않고 투표장에 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젊은 층인 경우가 많아 비가 오면 진보정당 득표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논문은 추정했다. 나이 든 유권자일수록 이동의 제약이 커서 궂은 날씨 영향을 더 받는다고도 했다. 논문은 그러면서 “대체로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성향 정당과 후보자가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고, 투표율이 낮을수록 보수성향 정당과 후보자가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논문은 “날씨가 궂을 때 나타나는 투표율 변화에 대해서만 분석하고 있을 뿐 실제로 연령대에 따른 투표율 변화가 이론적으로 예측한 바와 같은 방식으로 나타나는가에 대해서는 직접 분석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2013년 사전투표제가 도입되면서 날씨에 따른 직접적인 선거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대선은 2017년 제19대 대선에 이은 두 번째 ‘비 오는 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남부지방에서 시작된 비는 중부지방까지 확대돼 전국적으로 5~50㎜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지난달 29~30일 진행된 대선 사전투표율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34.74%를 기록했다. 이번처럼 보궐선거로 치러진 2017년 19대 대선의 사전투표율은 26.06%, 최종 투표율은 77.2%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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