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전환연대’서 후보로 선출
진보의제 앞세우며 선명성 보여
본투표날에도 사망 노동자 조문
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자신에게 표를 준 유권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차별과 불평등을 넘어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3일 대선 투표가 끝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내주신 마음들을 절대 저버리지 않겠다”며 이런 소회를 남겼다.
권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희가 기대한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너무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모여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사표가 될까, 그래서 다시 내란세력이 되살아날까 두려워하면서도, 기꺼이 권영국에게, 우리에게, 진보정치에 모아준 한 표”라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나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나가야 할지, 정권교체 이후 사회적 약자들, 소수자들, 그리고 노동자와 서민들의 목소리를 누군가는 대변해야 한다는 그 절박함이 최소한의 표심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동자, 농민, 여성, 자영업자,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그리고 기후정의. 우리가 대변해야 할 존재들과 함께 다시 시작하겠다”며 “진보정치가 해야 할 일, 진보정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시민 여러분께 분명하게 보여주겠습니다. 실력과 성과로 다시 평가받겠다”고 다짐했다.
권 후보는 “선거기간 동안 들었던 그 모든 말들, 바람들, 고통들, 애환들. 거기에 우리의 길이 있다”며 “다시 거리로 가겠다. 현장으로 가겠다. 아픔으로 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대표였던 권 후보는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을 비롯한 노동·사회운동단체가 참여하는 ‘사회대전환 연대회의’에서 이번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정의당은 이런 선출과정을 반영하기 위해 당명을 민주노동당으로 바꿨다.
권 후보는 대선 후보 중 유일한 진보정당 후보임을 강조하며 진보 의제를 앞세웠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중도보수’를 표방한 탓에 ‘진보’ 영역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원내 정당인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은 일찌감치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며 공동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서울 세종호텔 고공농성장을 찾았고, 진보정당 출발점으로 여겨지는 옛 구로공단인 구로 디지털 단지에서 첫 유세를 벌였다. 선거운동에서도 노동약자를 찾아가는 데 방점을 둔 것이다.
권 후보는 투표일인 이날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작업 중 사망한 하청 노동자 김충현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권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0%대 지지율을 기록하거나 조사 대상에서 빠지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대선 TV 토론 등에서 상속·증여세 인상, 노동자 권리 확대, 기후위기 극복 같은 진보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가 이날 오후 8시에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권 후보는 1.3%를 기록했다.
이번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서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8만146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0.8%포인트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