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장수’의 여덟 번째 생일을 앞두고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슬기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차장은 10일 “최상급 고등어, 임연수어, 열빙어로 한상 가득 채운 생일상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태어난 수컷 큰돌고래 고장수가 13일 여덟 번째 생일을 맞는다.

2017년 수족관에서 태어난 고장수 생일은 6월13일이다. 장수는 아빠 돌고래 ‘고아롱’과 엄마 ‘장꽃분’ 사이에서 태어났다. 엄마 장꽃분에게 장수는 세 번째 새끼다. 꽃분은 장수를 낳기 전 두 번 출산했지만 각각 태어난 지 사흘, 엿새 만에 폐사했다. 수족관에서 태어난 돌고래가 살아남는 일이 매우 드물다. 생존율이 20∼40%에 불과하다.
장수 역시 태어날 때는 연약했다. 몸길이 120㎝, 체중 20㎏에 불과했다. 고래생태체험관 식구들은 어렵게 태어난 장수를 살리기 위해 밤낮 구분 없이 보살폈다. 해양동물복지사 4명이 교대로 24시간 밀착해 돌봤고 3대의 폐쇄회로(CC)TV와 4대의 수중카메라를 설치해 꼼꼼히 살폈다. 생후 30일까진 일본에서 온 수의사가 함께 보살폈다. 건강하게 오래 살라는 바람을 담아 ‘장수’라는 이름도 붙였다. 살뜰한 보살핌 속에 고장수는 생후 8년을 앞둔 이달 현재 몸길이 275㎝, 체중 250㎏의 매우 건강한 돌고래로 자랐다.

장수는 생일상 외에도 특별한 생일 선물을 받게 된다. ‘고래모양 젤리 케이크’다. 고래생태체험관의 해양동물복지사들이 준비한 것으로, 물과 젤라틴으로만 만든 고래전용 젤리다. 돌고래들의 수분 보충과 먹는 재미를 위해 가끔 주는 특식이라고 한다. 고래생태체험관은 고장수의 생일을 맞아 이벤트도 연다. 생일날 체험관을 방문한 8번째와 88번째 입장객에게 귀신고래 인형 ‘장생이’를 준다. 저녁엔 생태체험관에 남아 있는 관람객과 생일케이크에 초를 꽂아 불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줄 예정이다.

장수는 장생포 주민이기도 하다. 주민등록증도 있고, 주민등록등본도 있다. 울산 남구 장생포민원출장소에서는 고래 가족의 주민등록등본을 발급하고 있다. 장꽃분을 세대주로 고장수와 함께 고래생태체험관에 사는 두 이모 장두리(16)·장도담(12)이 세대원으로 등재돼 있다. 아버지인 돌고래 ‘고아롱’은 2020년 1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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