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신화’ 이민우가 자신의 근황을 밝히며 1세대 아이돌의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 14일,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 396회가 방영됐다. 공개된 회차에서는 가수 이민우가 최근 무기력증과 공황장애를 겪었다고 고백하며 신화 시절을 회상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이민우는“예전에는 사실 가만히 있어도 일들이 들어와서 쳐내기 바빴다”며 “근데 지금은 사실 그만큼 일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면 직장을 은퇴하듯이, 아이돌의 화려함과 엔진이 많이 닳은 것 같다고.

그는 “이제 스스로가 낡은 듯한 느낌이 든다”면서도 “아직은 아닌데, 좀 더 뛸 수 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어 “회사와 계약한 상황도 아니다”며 “반년을 이렇게, 그런 부분에서 솔직히 자존감이 떨어진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은지원은 “사실 우리 같은 1세대 아이돌은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공감했다. 소속사에 들어가게 되면 웬만한 이사님들과 형·동생하고 지내는 나이기 때문. 백지영 역시 “나를 찾아주는 곳이 없다는 게 슬픈 거다”라고 이해했다.
이민우는 “열심히 살았는데 몸뚱이만 남은 듯한 허전함과 공허함이 있다”고 토로했다. 반년 넘게 정신과에 다니며 약을 처방받기까지. 그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혼자 있는 거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외로움을 토로했다.
또, 일이 막 있다가 없어지니까 스트레스도 있다고 한다. 그는 “내가 이 집안에 가장인데 금전적인 부분이나 생활 패턴에 어려움이 있다”고 씁쓸함을 표했다. 백지영은 “민우가 19살부터 가장 역할을 해왔다”며 “지금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게 있을 거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민우는 “얼마 전에 3개월 만에 팬들을 만날 자리가 있었는데 뭐에 홀린 것처럼 심장이 뛰고 숨이 잘 안 쉬어지면서 식은땀이 났다”고 털어놨다. 이런 게 공황장애인가 싶었다는 것. 그는 “오래 본 팬들도 있었는데 참 아이러니한 감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민우는 “사실 신화가 그립다”며 “신화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건데 좋아하는 팬들 보면서 심장이 뛰고 호흡도 안 되니까 좀 힘들었다”고 울컥했다. 이에 부모님은 “네가 젋어서 활동할 때 나는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여행 다 가고 누리고 살았다”며 “정말 고맙고 잘 해줘서 더 바랄 게 없다”고 위로했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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