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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후 ‘급발진’ 주장 3배 껑충… 인정사례는 ‘0’건 [심층기획-시청역 차량 돌진 사고 1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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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01 06:00:00 수정 : 2025-06-30 19: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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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결과 운전미숙 결론 불구
유사 사례 늘어 1년간 月평균 1.5건
연령도 60대 이상 66%→94%로 급증

‘시청역 차량 돌진 참사’ 발생 후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의 ‘급발진’ 주장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발생 전까지만 해도 월 평균 0.5건에 불과했던 급발진 주장 사고가 참사 이후 월 평균 1.5배로 3배나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4년간 급발진 의심신고 401건을 분석한 결과 급발진 인정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 서비스를 활용해 ‘급발진’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를 분석한 결과, 참사 이전 1년간(2023년 7월∼2024년 6월) 급발진을 주장한 교통사고는 6건이었지만, 참사 이후 1년간(2024년 7월∼2025년 6월) 18건으로 2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12월 강원도 강릉에서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손자를 잃은 할머니가 이듬해 3월 강릉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나서고 있다. 유가족은 차량 결함을 주장하며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잘못 밟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제조사 승소 판결을 내렸다. 강릉=연합뉴스

월별 분석 결과 참사 발생 직후인 7월에 급발진 주장 사고가 3건 발생했고, 8월에는 4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50대가 몰던 차량이 어린이집 인근 인도로 돌진해 1명이 숨진 사건에 이어 성북구 건물 돌진(4명 부상), 고양시 시내버스 9중 추돌(9명 부상) 운전자들이 급발진을 주장했다. 9월부터는 월 1~2건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12월 서울 양천구 목동깨비시장 돌진 사고(1명 사망·12명 부상), 올해에는 3월 청주 역주행 정면충돌(3명 사망), 5월 서울 강동구 복조리시장 돌진(12명 부상) 등 중대한 인명피해를 낳는 사고들에서도 급발진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급발진 의심신고 401건을 조사한 결과,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조사 대상 중 85%인 341건은 운전자 페달 오조작으로 판정됐고, 나머지 15%는 차량 파손으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수 없었다. 시청역 참사 역시 경찰이 차량 EDR(사고기록장치) 분석과 국과수 감정을 통해 급발진이 아닌 운전미숙으로 결론내렸다.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의 연령대도 눈에 띄게 변했다. 빅카인즈에서 연령 확인이 가능한 사건들을 분석해 보니,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 중 고령자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이전에는 60대 이상 고령 운전자가 66.7%를 차지했지만, 참사 이후에는 94.4%로 급증했다. 이는 국과수가 발표한 급발진 신고 운전자 중 60대 이상이 74.8%를 차지한다는 통계와도 일치한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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