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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저속노화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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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31 22:51:49 수정 : 2025-08-31 22:51:48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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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F1 더 무비’가 지난 6월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수 420만명을 넘겼다. 올해 개봉한 외화 중 최고 흥행작 반열에 올랐다. 극장을 찾은 건 서킷을 달구는 뜨거운 차량 엔진 배기음에 끌렸다기보다 브래드 피트가 갑자기 젊어진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그의 나이 61세다. 그가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는 동안 얼굴 주름은 다 어디 갔나 싶을 정도였다.

지난해 초 영국의 유명 성형외과 의사가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찍힌 피트와 2023년 7월 윔블던 테니스 대회 때 관람석에서 포착된 피트의 사진을 비교하며 그가 안면거상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안면거상술은 얼굴 주름을 개선하는 성형 수술이다. ‘동안 수술’이라 불리는 안티에이징 수술의 하나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건 당연하다. 사정이 허락한다면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게 해주는 수술을 마다할 이가 어디 브래드 피트뿐이겠나.

진시황이 영생을 꿈꾸며 불로초를 찾았듯, 무병장수는 인류의 오랜 염원이자 본능에 가깝다. 오랜 시간 노화를 이겨낼 방법을 찾는 데 몰두했다. 1955년 미국의 학자 제럴드 J 그루먼은 안티에이징의 개념을 처음 인간에게 적용, 학문적으로 확장시켰다. 2000년대에 들어 노화를 멈추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대신 이를 늦추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의 신경과학자 케일럽 핀치와 미주리 대학교의 진화생물학자 로버트 리클레프스가 처음으로 ‘슬로 에이징’을 소개했다. 이러한 흐름은 2023년 1월 당시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 내과 교수의 저서 ‘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로 이어졌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한민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83.5세(남성 80.6·여성 86.4)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1.1년보다 2.4년이 길다. 해마다 증가 추세다. 이제 오래 사는 것보다는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더 중요한 화두다. 에이징 테크 시장이 부상하고, 라이프 스타일도 변화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속노화 열풍에는 불안감과 절실함이 내재해 있다. 건강하지 않은 장수는 재앙이라는 인식 때문일 게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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