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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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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4 22:57:17 수정 : 2025-09-14 22:57:16
황계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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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처음 3만달러대에 진입한 시기는 2014년(3만798달러)이다. 이후 11년째 박스권에 갇힌 채 4만달러 돌파 시점 전망은 지속해서 늦춰졌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2018년 10월 보고서에서 2023년을 예상했으나 공염불이 됐고, 이제는 2027년(정부), 2028년(한국경제연구원), 2029년(국제통화기금) 등으로 전망이 엇갈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과 독일 등 21개국이 3만달러에서 4만달러를 넘어서는 데 평균 5∼6년 걸린 점과 비교하면, 우리는 저출산·고령화에 발목이 단단히 잡힌 것으로 보인다.

작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3만6624달러로, 원화 기준 5000만원을 처음 넘어선 5012만원에 만족해야 했다. 아울러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일본을 앞섰다. 그간 우리 경제가 벤치마킹했던 일본을 넘어섰다고 기뻐하기에 앞서 당장 올해부터 대만에 따라잡힐 처지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정부와 대만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7430달러, 대만은 3만8066달러로 각각 전망된다. 2003년 대만을 제친 뒤 2018년에는 1만달러 가까이 격차를 벌렸지만, 근래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고속성장 중인 대만에 곧 뒤지는 신세가 될 게 유력하다. 대만 통계청은 내년 1인당 GDP를 4만1019달러로 예상하는데, 우리보다 앞서 4만달러 테이프를 끊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일본은 1992년 국민소득 3만달러 진입 후 3년 만에 4만달러를 넘어섰고, 2012년 5만달러를 찍은 뒤 내리막길이다. 2000년대 들어 해고 완화, 비정규직 파견근로 확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촉진 등 노동 개혁과 구조조정을 통한 신산업 육성에 부랴부랴 나섰으나, 2018년 이후 노동계 등의 반발로 잠재성장률은 1%에 초반에 그친 형편이다.

반면 대만은 글로벌 인공지능(AI) 붐을 맞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를 앞세운 초격차 경쟁력과 글로벌 빅테크(거대기술기업)와의 협업을 발판으로 잠재성장률이 3%를 웃돌 정도로 승승장구 중이다. 우리 경제는 일본의 전철을 밟은 것인지, 대만의 길을 따를 것인지 갈림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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