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체중 유지 등 예방 및 조기 치료가 핵심

관절 통증이나 뻣뻣함은 흔히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초기 관절염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염, 단순 노화 탓일까?…가족력 가능성도
15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관절염은 관절의 연골이 손상되거나 관절 내 염증이 발생해 통증, 뻣뻣함, 운동장애 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이다. 관절염은 크게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과 염증성 관절염으로 나뉜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나 반복적인 관절 사용으로 관절 연골이 점차 닳아 발생한다. 주로 무릎, 고관절, 손가락 등 체중을 많이 받거나 자주 쓰는 부위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60% 이상이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대표적인 고령화 질환으로 꼽힌다.
염증성 관절염은 면역체계 이상이나 대사 문제에서 비롯된다. ▲류마티스 관절염 ▲통풍 ▲강직성 척추염 등이 해당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손목 등 작은 관절에 대칭적 통증이 나타나며, 아침에 1시간 이상 관절이 뻣뻣한 것이 특징이다. 통풍은 관절에 요산이 쌓이면서 갑작스럽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염증성 관절염의 경우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병훈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관절염은 단순한 노화가 아닌 다양한 요인의 복합적인 결과”라며 “평소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반복적인 관절 사용, 비만, 가족력, O다리와 같은 관절 정렬 이상 등이 모두 관절에 부담을 줘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파스 붙이고 치료 시기 놓치다간 ‘관절 변형’ 위험
관절염은 초기 단순한 통증이나 불편감으로 시작되지만, 방치하면 점차 악화돼 관절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절염의 주요 증상으로는 ▲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 발생 ▲계단 오르내릴 때 무릎 통증 발생 ▲관절의 열감, 붓기 ▲아침에 손이 뻣뻣하게 굳는 느낌 ▲관절에서 ‘뚝뚝’ 소리 발생 ▲관절 변형 또는 움직임 제한 등이 있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파스나 마사지 등 대증요법에 그치지 말고 서둘러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진단이 늦어져 증상이 악화되면 관절 변형 등 매우 치명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적정체중 유지’ 등 예방과 조기 치료가 핵심
관절염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수술 없이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기본 치료법으로는 진통소염제, 연골 보호제, 히알루론산 주사,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있다. 다만, 스테로이드 주사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1년에 3~4회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밖에도 물리치료, 자세교정,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병행해 증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관절내시경 수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주사, 성장인자 치료 등 재생의학 기반 치료법도 활발히 연구·도입되고 있지만, 아직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예방의 핵심은 체중 조절과 근력 강화다. 체중이 1kg 늘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약 4kg 증가해 관절에 무리를 준다. 특히 비만은 관절 부담뿐 아니라 체내 염증을 촉진하는 호르몬 작용으로 관절염 진행을 가속할 수 있다.
또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면 관절 지지력이 높아져 통증 완화와 관절 안정성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쪼그려 앉기나 바닥 생활, 무거운 물건 들기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더 효과적이다.
이 교수는 “관절염은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절염을 예방하고, 환자 스스로 일상 속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보호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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