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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여전히 준비 안 된 미국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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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28 22:54:42 수정 : 2025-09-28 22:54:42
홍주형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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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중간선거 움직임 본격화
민주당 내 트럼프 대항마 부재
반면 MAGA측선 강력히 결집
극우 재집권 가능성 배제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강경 이민정책, 관세정책 등으로 미국 사회를 넘어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미국 사회는 다시 선거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하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풍향계’라고 할 수 있는 주(州) 차원의 선거들이 연말 여럿 치러진다. 2025년 11월 버지니아 주지사·부지사·법무장관·주의회 선거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가 대표적이다.

내년 중간선거를 지면 ‘트럼프표’ 정책의 동력을 잃게 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강경 극우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결집 전략을 노골화하고 있다. 최근 극우 인플루언서 찰리 커크 추모식에서 좌파를 강하게 비난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는 모습이 상징적이다. 공화당이 다수인 주에서 유리한 선거구 재획정과 소송전이 이어지며 하원 과반 유지·확대를 노리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철저히 ‘집토끼’를 결집하는 정책과 선거전략을 쓰면서 미국 사회를 더욱 극단적인 양극화로 내몰 것으로 보인다.

홍주형 워싱턴 특파원

때마침 지난 선거의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회고록 ‘107일’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출간됐다. 107일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해 7월21일부터 대선이 치러진 11월5일까지를 의미한다. 반년이 넘도록 침묵하던 해리스 전 부통령의 회고록 출간은 관심을 모았지만 출간과 동시에 미국 언론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NYT)는 자사 칼럼니스트들 3명의 토론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칼럼니스트 카를로스 로자다는 “나의 한마디 평은 ‘변명’이라는 것”이라며 “(해리스 전 부통령이 시간이 부족했다고 하지만) 더 많은 시간이 있었다면 과연 해리스가 당내 경쟁에서 승리했을까”라고 지적했다. 칼럼니스트 미셸 코틀은 “해리스는 끊임없이 ‘107일밖에 없었다, 백악관에서 나를 신뢰하지 않았다, 존중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한다”며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큰 질문은, 이 책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작심하고 낸 회고록이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민주당 표심이 해리스 전 부통령을 통해 결집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퀴니피액대 조사(9월 18∼21일 실시, 1276명 대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는 38%가 찬성, 54% 반대였다. 결코 높은 지지율이라 할 수 없다. 문제는 민주당 지지율도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0%, 반대한다는 응답은 54%였다.

해리스 전 부통령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뒤 8개월 동안 미국 사회를 뒤흔드는 동안 민주당에선 특별한 존재감을 보인 인물이 없었다. ‘비전이 없다’, ‘성향에 따라 분열돼 있다’, ‘전략이 없다’ 등 민주당에 대한 여러 비판이 잇따르지만 결국 리더십 부재로 연결되는 얘기다.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절엔 민주당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야당의 ‘강력한 지도자’들이 있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가 로스앤젤레스(LA) 시위 진압을 위한 주방위군 배치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 구도를 형성했지만 전국적 지지는 얻지 못하고 있다.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이 중도 성향에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이 진보 성향에서 거론되지만 어느 쪽도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는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진 않는다.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커크 추모식에 모인 마가들은 충분히 결집해 있었고, 또 한 번의 ‘전투’를 치를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여전히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노 킹스(No Kings) 집회’든, 각 지역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앞에 모여든 시민들의 소규모 집회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미국인들의 분노를 목격할 수 있는 기회는 적지 않지만, 이것이 실제 선거에서 표심으로 연결될지는 여전히 의문인 이유다. 현시점의 미국 정치를 보면 연이은 극우 정권 집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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