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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향에 취한 가을 영주… 캐면 캘수록 매력만점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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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0 06:00:00 수정 : 2025-10-09 19:34:02
영주=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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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인삼축제 18∼26일 개최

국내 최초 1541년부터 재배
수확기 맞춘 수삼 캐기 인기
K팝 공연·유등 등 행사 다채

부석사·소수서원 등 문화재
소백산 단풍 등 볼거리 풍성
무섬마을·선비세상도 눈길

‘오장의 허약하고 기운이 약함을 보한다.’ 인삼의 효험을 기록한 동의보감의 한 대목이다.

인삼이 처음 약용으로 사용된 시기는 4500~5000년 전으로 영약과 선약, 불로초 등으로 불렸다. 최근에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효능을 인정받으며 ‘파워푸드’로 평가받고 있다. 인삼의 항암과 항노화, 간 기능 개선 등의 효능이 입소문을 타면서다. 인삼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경북 영주시 풍기 지역이다. 풍기인삼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18∼26일 영주에서 풍기인삼을 마음껏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올여름 너무 더워 휴가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면 단풍이 물들어 가는 영주에서 마음의 여유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 벼가 무르익어가는 황금빛 들판과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이 어우러진 영주의 가을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다. 막 캐내 흙내를 풍기는 인삼을 먹으면 절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룬 영주는 선비의 도시로 불리며 소백산의 단풍,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부석사와 소수서원, 그리고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무섬마을까지 골라 즐길 명소가 많다.

지난해 영주풍기인삼 축제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한복 체험을 하고 있다. 영주시 제공

◆풍기인삼 직접 캐 먹고… 경매 체험도

9일 영주시에 따르면 풍기는 우리나라 최초로 인삼을 재배한 지역이다. 조선 전기 학자였던 신재(愼齋) 주세붕 선생(1495∼1554)이 1541년 풍기군수로 부임하면서부터 재배가 시작됐다. 인삼은 재배가 까다로워 기후와 토질, 자연환경이 적합하지 않은 곳에서는 생육 자체가 어려운 식물이다. 풍기지역은 일교차가 크고 자연조건이 좋아 인삼 재배 최적지가 됐다. 특히 면역 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유효 사포닌 함량이 높아 인삼 가운데서도 최고로 손꼽힌다.

영주풍기인삼축제가 각광받는 이유는 인삼 수확기에 맞춰 열리고 현장에서 바로 캐낸 싱싱한 수삼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28회째를 맞는 영주풍기인삼축제는 18일부터 9일간 남원천과 인삼문화팝업공원 일대에서 즐길 수 있다.

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거리에는 인삼 향이 가득하고 다양한 체험과 전시, 공연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인삼 캐기 체험’이다. 올해는 한층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했다. 관광객은 축제장 인근 실제 인삼밭에서 농부의 안내를 받아 인삼을 직접 캐는 이색체험을 할 수 있다. 두 손에 인삼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들고 영주의 전통 농업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인삼 경매와 인삼 깎기 등 참여형 프로그램과 풍기군수 주세붕 행차 재연 등의 프로그램도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먹거리도 다채롭다. 축제장 곳곳에는 현지 농가가 직접 키운 수삼·홍삼·절편 등 다양한 특산물을 만날 수 있다. 홍삼차와 인삼을 활용한 인삼막걸리, 인삼튀김, 인삼빵 등 시식코너가 있다.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풍기인삼 선발대회와 국악 공연, K팝 공연 등도 열려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저녁에는 남원천을 따라 인삼과 영주사과를 형상화한 유등이 밤 풍경을 장식한다.

영주시 관계자는 “풍기인삼축제는 인삼의 본고장으로써의 자존심과 영주의 브랜드 가치, 문화관광 도시 이미지 각인을 꾀해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파급효과를 파생시키고 있다”면서 “인삼재배의 긴 역사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과 신뢰도를 계속해서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깊어져 가는 가을, 영주로 오이소”

영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산지승원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비롯해 무섬마을과 소백산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영주의 대표 관광지인 소백산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가을에는 산 전체가 단풍으로 물들며 절경을 이룬다. 소백산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영주의 대표 관광지는 바로 부석사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국보인 무량수전을 비롯해 조사당, 소조여래좌상 등 귀중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영주가 선비의 고장으로 알려진 배경에는 소수서원이 있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고등교육기관으로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소수서원은 조선 중종 때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조정에서 사액을 하사받은 서원)이다. 전통 유교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장소 중 하나다.

무섬마을은 물길이 둘러싸고 있어 육지의 섬이라 불리는 곳이다. 콘크리트 다리가 놓이기 전인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나무로 만든 외나무다리가 마을과 외부를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였다. ‘시집올 때 가마 타고 한 번, 죽어서 상여타고 한 번’만 오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무섬마을은 시가지에서 자동차로 20분이면 도착하는 곳에 있다. 모래사장과 아름다운 마을 풍경이 펼쳐지는 곳으로 40여가구가 오순도순 지붕을 맞대고 살아가고 있다. 손때 묻지 않은 고유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휴식하기를 원한다면 무섬마을이 제격이다. 마을 곳곳에서 펼쳐지는 단풍과 전통가옥의 풍경은 어느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도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선비세상’도 빼놓을 수 없다. 2022년 9월 문을 연 선비세상은 소수서원과 선비촌 인근 96만㎡ 면적에 10여년을 준비해 선을 보인 선비를 주제로 한 전통문화 테마파크다. 전국에 한옥마을이나 전통 관련 전시관이 많이 있지만 선비의 삶과 정신세계를 속속들이 체험하도록 구현한 시설로는 선비세상이 유일하다. 한옥과 한복, 한식, 한지, 한글, 한음악 6개 촌으로 나뉘는데 각 촌마다 문화관과 공방, 극장, 놀이방처럼 주제에 맞는 체험과 관람 공간을 배치해 재미를 더했다.

시 관계자는 “영주는 아름다운 자연과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빛나는 도시”라며 “세계문화유산 부석사와 소수서원, 소백산의 절경, 무섬마을의 고즈넉한 풍경까지 즐길 수 있어 후회 없는 여행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근 영주시장대행 “맛과 품질은 이미 ‘월클’  …蔘, 6차산업으로 키운다”

 

“쌉쌀한 깊은 맛이 일품입니다. 향도 진한 데다 사포닌 함량도 높아요.”

유정근(58·사진) 경북 영주시장 권한대행(부시장)은 ‘풍기인삼’ 특유의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유 권한대행은 9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매년 10월이면 풍기인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로 풍기역과 풍기인삼시장이 인산인해를 이룬다”며 “특히 풍기인삼축제는 인삼품질인증제로 믿고 구매할 수 있어 지난해 축제 기간 48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아 대한민국 대표 인삼 축제로 명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풍기인삼이 유명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유 권한대행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역사성에서 비롯된 집약된 노하우와 농업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풍기인삼의 주요 경작지는 백두대간의 주맥인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분기점에 위치한 곳으로 풍부한 유기질 토양과 일조량이 많고 큰 일교차가 특징”이라며 “기후적 특징으로 인삼 향이 강하고 면역력 증진에 탁월한 효과를 지닌 유효 사포닌 함량이 36종으로 미국산 19종, 중국산 15종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영주시는 올해 풍기인삼축제 규모를 확장한다. ‘영주장날 농특산물대축제’와 함께 개최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한층 풍성해진다. 유 권한대행은 “두 행사를 같은 기간에 열어 풍기인삼과 영주 농특산물을 함께 선보임으로써 홍보와 판매 촉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풍기인삼은 수삼뿐 아니라 가공식품으로도 유명하다.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 풍기인삼을 활용해 홍삼과 홍삼농축액, 홍삼정과, 홍삼절편, 홍삼 뿌리 제품 등을 만들고 있다. 유 권한대행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장체험과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6차 산업으로써 부가가치를 증대시키는 데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권한대행은 영주의 숨겨진 명소로는 ‘부석사 은행나무 단풍길’을 꼽았다. 그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고 혼자 알고 싶었다’던 부석사 은행나무 단풍길은 일년 중 이달 중하순이 가장 장관”이라고 추천했다.

 

영주를 찾았다면 풍기인삼과 함께 꼭 맛봐야 할 음식은 뭘까. 유 권한대행은 단연 ‘영주 한우’을 추천했다. 그는 “지역의 사육·사료 관리 프로그램을 거쳐 품질을 높인 한우로 구이·국밥 등 어떤 방식으로 즐겨도 만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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